겨울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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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2008-12-15 (월) 21:33 작성자 : 조아서 ( time9768 )
	추천: 0 조회: 5329

IP: 118.xxx.228

겨울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오늘도 나는 내일의 출조를 위하여 낚시가방을 열고
크고 작은 알록달록한 예쁜 찌들을 펼쳐놓고 목줄을
고르며 별 쓸데없는 허상으로 고심을 하는 중입니다.

여행 낚시라고는 하지만 무언가 허세적인 감정이
꼼지락대며 기어올라 마냥 부푼 마음이 드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걸 느끼면서
혹시 이런 마음이 행복이 아닐까 하고 피식
쓴 웃음도 지어 봅니다.

부부조사단 두분, 폴리님과 넷이서 밤 열 한시에 욕지권을 향해
고성 ㄱㄷㅍㅅ 으로 내달립니다.

아직 둥그런 달이 체 작아지지도 않은 신새벽,
눈에 들어와 앉아있는 검은 겨울바다는 맘껏 소리쳐 울지만
이 작은 섬 갯바위의 어둠에 서서 차마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 나는
존재의 의미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자연에 포섭되어 가고만 있습니다.

곽재구 시인의 "섬에서 보낸 엽서"라는 글이 생각 나는군요.
진정한 축제의 시간이란 온 몸으로 자신을 느끼는 시간.....
이라고 말 한 걸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었던 걸로 기억 합니다.

온 몸으로 자신을 느끼는 시간.....
문득, 이런 느낌도 낚시 가기 전 느끼는 기쁨과 함께
저의 작은 행복이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그랬지요.
살을 에는 이 추위와 바람 때문에 겨울을 사랑 한다고.....
하지만 손가락이 곱아 미끼 끼기가 쉽지 않고 갯바위에서
먹는 컵라면의 맛이 깊숙이 느껴짐도 사랑해야 되는지
좀 아리송해 지네요^^

젖볼락들의 입질이 이어지고 검은바다에 뿌려지는 밑밥에
작은 물결이 이는 것은 아마 학꽁치 떼가 아닌가 싶습니다.

동이 트고 여울이 심하게 넘어 오면서 그 너른 갯바위는 바다에 다 빼앗기고
한 모퉁이에서 넷이서 낚시를 해야하는 상황에 그래도 학꽁치
메니아인 폴리님과 여조사로서 학꽁치 낚시 프로급이신 부부조사단 안주인만이
신명나게 대를 휘두르고 계시네요^^

오늘은 그만 대를 접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겨울 햇빛은 마냥 푸른바다 위에서 눈 부시게 빛나 찌를 삼키고
내 눈에 들어와 앉아있는 상노대도의 겨울바다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인생의 허름한 욕망들을 지워버리라 말하고 있습니다.

가슴으로 보고 가슴으로 듣는 바다의 노래!
시정이 솟아 오를지도 모르는 지금 이 시각.....
저 만큼에서 이제 그만 가자는 배의 고동 소리가 마냥 아쉽기만 한데.....

나도잡자

2008-12-15 23:42

'조아서'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글귀가가슴후미진곳을 파고덜어오네요.조행기 잘보았읍니다..안낚즐낚하세요..^^*


조아서	감사 합니다! 맨 먼저 댓글 달아 주셨는데 드릴 것은 없고.. 금메달이라도 드려야 겠습니다^^	12/16 19:51

호야바다

2008-12-15 23:52

'조아서'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온 몸으로 자신을 느끼는 시간..... 멋진구절이네요,,
오감으로 느끼는 바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아서	호야바다님!! 여전히 대물 노리시고 다니시는지?^^ 언제 함 또 같이 가봐야 할낀데..... 항상 건강 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십시요.	12/16 19:53

폴리

2008-12-16 00:29

'조아서'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아직 둥그런 달이 체 작아지지도 않은 신새벽,
눈에 들어와 앉아있는 검은 겨울바다는 맘껏 소리쳐 울지만
이 작은 섬 갯바위의 어둠에 서서 차마 소리내어 울지 못하는 나는
존재의 의미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자연에 포섭되어 가고만 있습니다".......

있다는 그것으로 만족하고
왔다는 그것으로 자신하고
너울에 그것으로 포기하고
등뒤로 끼얹는 배춤의 물보라로 슬퍼하고(...어휴!!~ 추워라!!~)

생각보다 학공치 마릿수가 제법 되더만~~38마리!!~
부부조사한테 좀 줄 걸!!~~씨알이 너무 굵어 1마리만 해도 한끼!!~~
참, 사람들!~ 3마리씩 나누어 주니 좀 더 달라고 하던 걸......

참으로 오래간만에 쪼깨이 맘에 드는 참한 글 보겠네!!~

어제 뒷풀이 당구에 내가 또 이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월드 빌리아드 또 보아야 되것네!!~ 다음 주엔 복수 할꺼여!!~ㅎㅎ

추운 겨울바다에 비록 손가락은 곱아드는 고통이 있었으나
마음은 그저 평온하니
만사 망각의 세계로 빠져들어 더 없이 좋더만....아쉽게도 감시는 못보았지만
도심에선 볼 수 없는 별과 달을 보았으니 그것으로 되었네~~
같이 간 부부조사단 1.2....그리고 조아서 아우..님들!~ 수고했읍니다!!~


돌쇠	폴리님! 안녕 하시죠? 학 선생 씨알이 장난이 아니네요. 이번에도 당구에 조아서 깨버렸으면 콧바람 열기에 2도 화상 입었을겁니데이! 주말 조아서랑 재밌게 보내시는 모습 보기좋습니다. 추운날씨에 몸 건강하세요.	12/16 15:59

조아서	ㅎㅎ 낚시 야그에 당구 얘기는 좀 빼십시요^^ 고기도 잡힐 때가 잇고 않잡힐 때가 있듯이 당구도 질 때, 이길 때가 있는 것 이랍니다^^ 피곤은 좀 푸셨는지?.....	12/16 19:57

조아서	돌쇠 성님!! 몸 건강 하신지요? 아직도 그 몹쓸 유머는 계속 지니고 계시는군요^^ 그러나 조아서 당구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ㅎㅎㅎ	12/16 20:00

soleus

2008-12-16 00:31

네 분의 모습이 아른 거리듯 아른 거리듯
스쳐가는 그림이 되어 가슴을 적십니다.


폴리	ㅎㅎ~~오늘도 수고 많습니다!!~ 건강하죠?...	12/16 00:42

조아서	어제, 오늘 오랫만에 여기에 들어오니 님 활동 대단 하신 것 뵈었습니다. 열정이 부럽습니다. 저는 2주에 한번도 들어올까 말까 합니다. 보기 좋습니다^^	12/16 20:02

soleus	폴리 어르신 건강하시죠? 두 분께서 글을 주시니 송구스럽습니다. 두 분 언제나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라고 빌어 드립니다.	12/18 05:19

빈곤한어부

2008-12-16 10:49

잘 읽고 갑니다.......^^*
학꽁치 구워 드심 맛있는디.......ㅎㅎ
언제 시간됨 학공치 낚시 함 가야겠다요.....^^*


조아서	ㅎㅎ 저는 학꽁치 비린내가 넘 싫던데요^^ 한 번씩 먹을 때는 맛 있던데.....^^ 요즘 씨알이 한참 굵네요. 많이 잡으셔서 시원이 한잔 곁들이시며 즐거운 날 보내시길.....	12/16 20:06

돌쇠

2008-12-16 16:06

조아서! 겨울만되면 시인이 되네.
근디 조아서아우 고기 잡았단소린 들어보질 못했네~~
그렇케 베짱이같이 시만 읊으면 되는겨!
이번 당구에서 한번 더 지면 3연패 아닌감 ㅋㅋ
다행이 2연패에서 끊났으니 망정이지 고스톱 치러갈뻔 했잖여~~ㅎㅎㅎㅎㅎ


폴리	ㅎㅎㅎㅎ~~열 억수로 받았는데.... 저번엔 머리 위로 김이 올라 오는게 다 보이던데요!!~^^ 그래도 나보고 당구 올리란 말은 끝까지 안하데요~~ㅎㅎㅎ 돌쇠님!~ 올해도 며칠 안남았네요 , 건강하이소!!~	12/16 17:52

조아서	ㅎㅎㅎ 근래 3연전에 1승 1무 1패로 끈적끈적 하지요^^ 그라고 고기란게 어디 바다에 가면 다 잡힙니까? 어복도 없고 실력도 없으니 노래나 읊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성님 오시면 바다에 작살들고 뛰어 내려서라도 한 마리 건져올려 보겠습니다^^ 시원이 한뺑이 들고 내려 오이소!!^^	12/16 20:11

조아서	폴리형님! 2009년 1월부로 250으로 인상 하이소^^	12/16 20:13

조아서	그렇챦으면 프로선수들 시합처럼 20개 먼저치기로 룰 바꿉니데이~^^	12/16 20:16

덕팔

2008-12-17 17:45

ㅋㅋㅋㅋ형님!!! 넘오랜만이네요..
저도 월욜날 욕지권같다왔는데....!!한번연락드릴려고했는데 폰번호를
분실했슴다 담에는 동행합시다(빵구 안낼께요-그땐 정말죄송해요)
시간되면 연락주세요 010-2377-6269
멋진글 잘보고감다 폴리님께도 안부전해주세요


조아서	오랫만이네!!^^ 얼마전에 동행출조란의 그 덕팔이가 덕팔아우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 가보지도 못하고.....^^ 금세 함께 할 날 있을걸세^^	12/18 22:14

카사블랑카

2008-12-17 18:01

조아서님은 낚시꾼이 안되었다면 아마 유명한 시인이 되었을 것같읍니다.
조행기 이전에 구구절절 시적인 감각이 너무 뛰어난 어구들로 차 있습니다


조아서	언제나 찾아가 보아도 넓고 깊은 바다는 항시 시를 쓰고 있지요. 저는 그처럼 멋있는 시인은 뵌 적이 없습니다^^ 또한 그를 찾는 우리 조사님 모두가 바다와 함께 있으니 자연히 모두가 시인이시라 여깁니다^^ 그나 저나 언제 함께 시원이와 당구를 즐길 날이 올런지.....^^	12/18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