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민어 - 이기대 테트라포트 자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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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민어 - 이기대 테트라포트 자리를 찾아서

	2008-10-21 (화) 16:25 작성자 : 수요일 ( nonsul )
	추천: 0 조회: 7992

IP: 121.xxx.137

대물민어 - 이기대 테트라포트 자리를 찾아서

요즘 들어 부쩍 몸이 개운치가 않다.
어느날 체중계에 몸을 실어 보니 4킬로나 더 불어 있었다.
반갑지도 않은 살덩어리.

운동이 필요하다.
가벼운 산책길!
이기대 산책로만한 곳이 어디 있으랴.

섶자리 입구가 그새 바뀌었다.
아스팔트로 포장을 다 하였다니.

계단 입구에 섰다.
한 10여분만 걸어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참으로 짧은 거리이다.
집에서 지척인 곳에 이런 아름다운 풍광이 있다는 걸,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린다.

김광규의 <젊은 손수 운전자에게>라는 시가 있다.
잠시나마 여유를 갖지 못하고
주변의 소외된 이웃도 돌보지 못하고
냅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을 빗댄 작품이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주변으로 시선만 돌리면
이런 여유가 생길 수 있는데,

요즘의 이런 여유도 다 이놈 때문인 것 같다.

나의 여인 벨라.
클래식 스쿠터이다.
이태리말로 아름답다는 뜻을 가졌다.
요즘 이륜차를 타고 잘 뽈뽈 거리며 다닌다.
그래서 뽈뽈이라고들 하나?

이런 길로 가벼운 걸음으로 걷다보면,

중간 중간에 낚시하시는 조사님들도 보인다.

나도 같이 옆에서 던지고 싶었다.
저 앞에 물밑으로 보이는 여 근처에 내 찌 하나 동동 떠내려 보내고 싶다.

그러다 보니,
벌써, 멀리 테트라포트가 보인다.

얼마전 90센티의 민어가 올라왔다는 곳.
그런데 그 무성한 소문에도 불과하고 조사님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가까이 가서 한 번 떠 찍었다.

릴대를 가져올 건데 잘못했다.
접으면 43센티밖에 안 나오는 3칸대의 민장대
휴대가 간편하여 그녀석만 달랑 들고 왔을 뿐이었다.

오늘따라 포인트가 멀리 형성되어 있었다.

아마 지난 금, 토요일의 광안리 불꽃 축제 때문이었으리라.

불꽃축제가 한창 절정에 이르면 인근 지역 사람들은 그 폭음 소리때문에
집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곳곳에 펼쳐지는 도로 정체.

갯바위를 한번 훑어 보았다.

무서운 숭어 훌치기 바늘만 휑뎅그레 있는 갯바위

그래도 탁트인 수평선을 보니 기분이 좋다.

요 갯바위에서 전방을 향해 찌를 흘리고 싶었다.
최대한 멀리 투척하여 전층으로 흘리면 부시리 손맛이라도 볼 수 있었을까?
접은 길이 43센티의 민물민장대로서는
한계를 느낀다.

20여분 낚시 후
접었다.

이녀석 한 마리 건져 올리고는 잽싸게 접었다.
눈에 바늘이 걸려 올라오는 불쌍한 녀석.

그래도 고마운 건

이런 분들이 있어서이다.

치우는 자 있고 버리는 자 있고
행여, 내 낚시자리도 욕먹을까 싶어
다시 한번 주번을 둘러보았다.

그래 사진이나 찍자.

저 안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오늘의 사진 조행은 여기서 끝내야겠다.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되돌아가면서, 점찍은 자리.

다음엔 저 자리에서 민장대 낚시를 하고 싶다.
왼쪽으로
잘만 노리면 손맛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확대해 보았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소니 사이버샷 시리즈 DSC-H50
줌 하면 달나라 분화구까지 선명하게 찍힌다.

처음 구입하였을 때 달을 찍었었다.
그런데 왜 토끼가 없노?
아마 달 건너편에서 잠을 자고 있으리라.

줌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저 멀리 어느 조사님의 살림망을 훔쳐 보았다.
과연 무슨 고기가 그 속에 있을까?

다시 구름다리를 건넌다.

지상으로부터 발을 떼는 순간
사람들은 황홀감을 느끼는 것일까? 불안해지는 것일까?

권근의 <주옹설>이란 글에서
나그네가 뱃사람더러 묻기를,
왜 뭍보다 위태로운 물에 사는가 하였더니,
뱃사람이 말하기를,
늘 위태롭기에 항상 조심하고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였다.

오늘
구름다리를 건너가며,
내 삶의 균형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눈팅이

2008-10-21 17:31

'수요일'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하수는 고기를 낚고
중수는 사람을 낚고
고수는 세월을 낚고
세월을 낚음은 성숙한 인생으로의 성찰을 의미함이니..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번뇌를 지우기 위해 바다를 찾고 낚시대를 드리우지만
목적이 있는 행위는 그 또한 하나의 과정인지라
과정은 늘 파뿌리같은 번뇌를 낳고
그러함에 즐거움을 위한, 도피를 위한 낚시는 또한 허탈하고 욕심을 부르는가 봅니다

법에 다가가면 갈수록 공이라는 어느 노사의 말씀마따나
낚음을 잃은 낚시가 진정한 낚시가 아닐런지..
잠시 생각하게 합니다.


수요일	낚는다는 말은 웬지 투쟁적으로 느껴집니다. 우리 부낚 회원분들은 고기를 낚으러 가는 게 아니라 그냥 낙수(樂水)하셨으면 합니다. 풍류를 즐길 락(樂) 물 수(水) 그냥 갯가에 나가 바람과 파도와 함께 더불어 잘 놀다 오시면 좋겠습니다. 고기가 나랑 함께 놀아주면 좋고, 아니라도 좋고^^	10/22 21:27

손맛으로

2008-10-22 19:33

'수요일'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안녕하시죠 ^^*
이기대에서 대물민어가 아니고
전설의 감시 6짜가 나왔다면 어쨋을까 상상해봅니다.
가까운곳에서 마음의 피로도 푸시고
쉬엄쉬엄 낚시도 한번 다녀오시죠
하긴 거제 통영 요즘가봐야
실력이 안따라가니 황만 따르고
에고고...
저도 열심히 혼자서 마음수양이나 할렵니다 ㅎㅎ
구름다리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


수요일	손맛으로님 안녕하세요. 요즘 손맛으로님의 글 재미 있게 읽고 있습니다^^ 서로의 시간 관계상 출조 조인트는 힘들 것 같지만, 언제 C2H5OH(에틸알콜) 일배는 가능하겠지요^^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려 보렵니다.	10/22 21:30

조애

2008-10-22 21:46

'수요일' 님이 선택한 글 입니다.
세월을 낚으시는 수요일님의 솜씨좋으신 사진들과 좋은 글을 읽고 나니 물에 띠운 낚시보다 더 상쾌함을 느낍니다. 좋은 낚시기행문을 자주 올려 주십시오.
낚시가서 황치더라도 이런 좋은 글로도 가히 기분전환이 가능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	저 또한 감사합니다. 조애님. 저의 글을 읽고 상쾌함을 느끼셨다고 하니, 저 또한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짧은 조력이지만, 대상어를 정해두지 않고 하는 낚시가 절 행복하게 만듭디다. 고기가 물어주면 좋고, 아니어도 좋고^^ 낚시는 번잡한 일상의 마음을 비울 수 있기에 참으로 훌륭한 레저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10/23 20:46

폴리

2008-10-22 23:43

가까운 곳임에도 잠시의 발품으로 좋은 그림과 서정적인 수필? 한편처럼
유유낙낙하니 역시 원장님 답구먼!!~ㅎㅎ
시간도 꽤 흘렀는데 모씨로부터 듣는 소식밖에 모르니 넘 편애 하지 마시게!!~
섭자리!!~ 한참이나 벵에돔의 손맛을 안겨 주었던 포인트가
그림으로 보니 역시 명당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으네~~
수요일 아니면 볼수 없으니 ..
고집?통의 얼굴 ,시간내어 모씨랑 커피 ,쇠주 한잔 하세나!~


수요일	그동안 격조해서 죄송합니다. 폴리님^ 어젠 그 모씨님과 함께 포항 나들이 하였습니다. 모씨님께서 종일토록 비를 맞으셨는데, 몸이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다음번엔 폴리님과 더불어 꼭 출조 나들이, 쐬주 나들이 계획하겠습니다. 항상 절 생각해주시고 챙겨주시는 폴리님께 감사합니다^	10/23 20:49

마음은바다에

2008-10-23 17:20

너무예쁜 조행기 잘읽고 갑니다.
수요일님께 감사합니다^^


수요일	마음은바다님께 저의 글이 예쁘게 읽혔다니 저 또한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이른 기쁜 마음을 주신 마음은바다님께 저 또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낚시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한답니다.	10/23 20:52

밥그릇파는꾼

2008-10-23 18:22

잘보고 잘감상 했습니다.
부산에 사는게 얼마나 행복 한지 모르겠습니다.
멋진 낚시터가 우리 생활권에 있으니
생활 낚시터가 좀 깨끗히 사용 했으면 하네요
저역시 먼저 깨끗히 사용 하겠습니다.
반성하고 돌아 갑니다.


수요일	이기대 - 참으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곳 아름다운 몸매의 곡선을 갖고 있는 이기대 갯바위들 이 정도의 쭉쭉빵빵의 미녀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이기대입니다. 비록 이 지역 근처로 이사온지 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기대가 주는 여유로움에 한껏 취해 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10/23 20:54

조아서

2008-10-23 21:20

안녕 하세요!?
이기대 참 좋은 곳이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이기대 앞 바다의 여유와 풍요로움이
머리를 맑게 하고 가슴을 벅차 오르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눈빛과 넓은 마음을 가지게 하는지도 모르지요.
좋은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수요일	조아서님^ 어서 오세요^^ 조아서님의 낭만이 흠뻑 묻어나는 조행글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인 글입니다. 이기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풍광으로 세속에 찌든 삶의 티끌을 깨끗이 씻겨냅니다. 언제쯤 조아서님과 함께 장대 한번 던져 보았으면 합니다. 그럼 꾸~벅^	10/24 20:59

심춘정

2008-10-24 16:39

매번 수요일님의 멋진 사진과, 풍광에 어울리는 간결하고도 성찰적인 글 솜씨에 댓글 달기도 그렇고 하여 매번 감상만 하다 이번엔 꼬트레기 하나 달아 봅니다.
사진, 글 모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	반갑습니다. 심춘정님 낚시 산보하고 난 뒤에 이렇게 글이라도 쓸라치면 마음이 한껏 더 여유로워지더군요. 작정하시고 달아주신 댓글^ 매우,억수로,대낄로 감사합니다.	10/24 21:02

인어바위

2008-10-25 10:17

마음이 편안하니 사진과 글이 온후(?)하여 참 좋군요..
위에서 4번째 물속여가 보이는 곳은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데, 자리가 편치않을 것 같은 느낌이..^^
물가에 놓인 나무다리는 마치 동백섬을 보는 것도 같고, 목장원 아래쪽을 보는 것도 같습니다..
부산에 좋은 곳들이 많군요...
아래 흔들다리는 설악산같기도 하고...^^

사진과 글이 좋다보니 별 생각을 다 합니다...^^


수요일	이기대 산책로와 함께 형성된 갯바위는 우리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어떤 마술을 부리는 모양입니다. 벌써 일요일 밤입니다. 지난 일주간 쌓였던 피로는 푸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일요일 오후만 되면 거의 실신 지경에까지 이릅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 이기대 산책이나 해야겠습니다.^^ 이기대가 또 다시 제게 마법을 걸어줄 걸 기대하면서 말이죠	10/26 22:44

꿈낚는낚시꾼

2008-10-27 10:59

한참 동안 뜸 하시더니
지인분께 안부까지 물은 효과가 있었는지
요래 뵙네요~ 오랫만에~
한컷 한컷 넘어가는 그림속에
낚시터를 향했던 시간들이 줄줄이 지나갑니다.....
갯바위만 봐도~ 물속여만 봐도
지나간 바다와 함께한 시간들이 물속 잠긴여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는듯 합니다.
언제나 아믐 푸근히 바다를 보게 해 주시는
마음이 늘~상 고맙다는 생각으로 뭉쳐집니더~


수요일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꿈낚님께서는 한때 이기대 자주 다니셨지요? 그때에 비해 요즘은 진입로부터 갯바위 풍광까지 많이 변했답니다. 백운포쪽에 대형 아파트까지 들어섰구요. 언제 한번 이쪽으로 놀러 한 번 오시든가, 아니면 백운포분들 모시고 저희들이 한번 건너가든가 그럴게요. 고기도 좋지만, 쐬주 한잔이 그립네요.^^	10/28 02:22

산타페

2008-12-21 21:16

역시 예술가적인 솜씨 입니다 . 경의를 표합니다. 멋져부려


수요일	감사합니다. 산타페님. 작년에 남긴 댓글 1년이 지나서야 답글 답니다. 올 한 해 산타페님 가정에 항상 행복만이 가득하길 빌어봅니다.	1/2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