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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인터넷익스플로러 11버전에서 부낚에디터의 호환성 문제가 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블로그 작성 후 카피하였는데 이로인해 일부 브라우저와 모바일에서 레이아웃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점 미리 사과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졸(釣卒) 고달픈 명탐정입니다.
지난 월요일(2013. 11. 25)부터 어제(2013. 11. 27)까지 통영 욕지도 낚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작년 말, 욕지도 조행기를 끝으로 더 이상의 조담(釣談)을 올리지 못하였는데요, 이번에도 작년과 같은 여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지난 조행기 둘러보기 : 연패의 마술사, 통영 욕지도에 가다(2012. 12. 29)
2주 전에는 조우(釣友)들로부터 청산도(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에 같이 가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제 시간이 여의치 않아 동참하지 못하였지요.
청산도에 다녀온 그들에 대한 부러움에 더해 요즘 직장에서 쌓이는 스트레스, 여러가지 복잡한 집안 일 등 모든 것을 잠시나마 잊을 저만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여행을 감에 있어 마땅히 아는 곳도 별로 없고 또 혼자 떠나는 만큼 지리적으로 익숙한 곳이 유리하겠다 생각하여 다시 한번 욕지도를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욕지도에는 제가 미뤄뒀던 어떤 일이 한가지 있었기도 하였구요.
자, 시작하겠습니다.
[2013. 11. 25. 월요일 첫째날의 기록]
출발 전날(일요일) 밤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습니다.
담벼락을 타고 내리는 빗물을 보며.. 이번 여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해봅니다.
25일 아침(월요일)이 되자 날은 개었지만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뉴스에서는 연이어 강풍피해에 대하여 계속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금번 강풍의 원인이 중국 남부에서 날아온 폭탄 저기압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맑은 듯 우중충한 하늘이 불안감을 더해 주면서..
길가에 흩날리는 낙엽으로 바람의 세기를 가늠해 봅니다.
바다는 이미 주의보 상황.
그러나 날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휴가는 내어 둔 것이고 날짜를 변경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그렇듯, 좋은 날씨에 출발하면 날이 궂어지고 험난 날씨를 택하면 모든 것이 좋았던 경험이 많았기에 또 운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무작정 출발.
현재 시간은 11월 25일 12:00
이번에 잡은 코스도 작년과 동일합니다.
해운대에서 출발하여 거가대교를 지나 거제도 북쪽을 관통.
역시 통영시내를 통과하여 미륵도로 진입, 삼덕항에서 배를 타고 욕지도로 넘어 갑니다.
뒷좌석에도 짐이 한가득.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하니 방한의류를 최대한 챙깁니다.
가는 길에 은행에 들러 필요한 돈도 조금 찾습니다.
거의... 파산 일보 직전 상태네요. 통장에 잔고가...
앞으로 계속 제 주머니를 가볍게 할 톨게이트.
광안대교 입구를 가장 먼저 통과합니다.
광안대교 2/3을 통과할 즈음 보이는 풍속계.
순간 풍속이 10m/sec를 가볍게 넘습니다.
서부산 IC.
"통행권을 뽑아 주세요."
낼름 내민 혓바닥을 주욱 잡아 당겨 뽑자마자
"하이패스는 빠르고 편리합니다."
"안다.. 그러나 난 하이패스가 없다."
두번째 갈취배.
가락 IC
경마장을 지나 자주 들르는 낚시방에서 밑밥을 미리 말아 가기로 합니다.
밑밥통과 그 안의 대부분 물건들은 이번 낚시를 끝으로 저와 이별할 것입니다.
낚시방 안을 한가로이 지키고 있는 고양이 모자.
새끼가 어미에게 계속 장난을 거는데 제법 야생본능을 보이면서 앙칼지네요.
거가대교를 향해 산업도로를 뚫고 달립니다.
여기에서 잠깐!
다들 알고 계시는 교통법규에 관한 팁 한가지.
위 사진과 같은 교차로에서 현재 전방 신호등이 적색등이 들어왔습니다.
직진 차들이 모두 정지하고 있고 가장 우측의 3차선은 지금 비어있는데요, 만약 저 3차선으로 들어오는 차가 있다면 그 차는 현상황에서 우회전할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네, 없습니다. 우회전하면 신호위반입니다.
전방 적색등의 신호등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지금 차들이 정차하고 있는 정지선입니다.
정지선이 없고 횡단보도만 있을 때도 물론 횡단보도 근접 선이 정지선을 가름하지요.
보시다시피 3차선에도 정지선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방 적색등의 유효범위는 3차선에도 미칠 뿐만 아니라 이를 무시하고 전진하여 우회전하면 당연히 신호위반이 됩니다.
흔히 우회전은 다른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항시 허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 대부분의 택시기사님들도 그렇게 알고 계시더군요 - 최근의 법원 판례는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의 경우 관례적으로 경찰관들이 단속을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만일 전방 신호 무시하고 우회전하다 사고가 나면 신호위반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 나타났습니다.
거가대교 IC
보스격이죠. 순식간에 제 주머니에서 현금 1만원을 아작냅니다.
아.. 그런데 거가대교 진입구에서 가덕도 천성 앞바다를 바라보니 상황이 장난이 아닙니다.
사진은 희미하지만 강풍에 의한 백파가 가덕도를 집어 삼킬 듯이 밀려 듭니다.
그래도 난 괜찮을거야.. 암, 그렇고 말고.
응?
가덕휴게소 안에 신기한 조형물이 있군요.
평소 무관심하게 지나치다 보니 못보았나봐요. 무엇인지 알아 보았습니다.
제목은 소통(疏通).
커다란 원은 가덕 침매터널을 형상화한 것이고 그 안에 부산인과 경남인이 상호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두사람 중 누가 부산인이고 누가 경남인이인지 모르겠으나
아고... 어지러워.
가덕침매터널.
부지런히 달립니다.
거가대교의 웅장함을 넘어서..
요즘 거제, 통영, 남해 등 남해 동부 일원에서는 팬션과 전원주택 짓기 붐이 일었나 봅니다.
어디가나 있는 집 뜯어 고치고 땅 밀고 새로 짓고.
워낙 수요가 많다보니 그렇겠지만 한순간의 거품이 되지 않아야할 터인데..
거가대로의 끝자락에서 통영 쪽으로 빠집니다.
저는 왠지 이 갈림길이 항상 마음에 듭니다.
거제북로를 따라 달리면서 또 지납니다.
거제 해수탕.
아직도 가보질 않았어요. ^^
거제 중심가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디큐브거제백화점.
안쪽에 홈플러스가 있던가요?
홈플러스는 몇번 들른 적이 있습니다.
화장실에.. 썬크림 지우러..
거제를 가로질러 신거제대교를 건넙니다.
곧 통영시내에 들어서겠지요.
통영여객선터미널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계속 갑니다.
왼쪽으로 거북선 3척이 정박해있고..
오른쪽으로는 모두가 원조임에 분명한, 충무김밥집들이 즐비합니다.
이제 미륵관광특구로 넘어가는 통영대교가 왼쪽에 보이는군요.
삼덕항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교의 끝에서 우회전하면 풍화리, 삼덕항, 달아공원, 달아마을, 통영척포로 넘어갈 수 있는 길이지요.
물론 순환도로라 어느 방향으로 가도 되돌아오지만 말이죠.
풍화리 순환도로 안으로 들어가시면 갯바위 낚싯배와 선외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계속 직진.
산양읍내입니다.
오른쪽 방향으로 계속 가면 곧 삼덕항이에요.
마침내 도착하였습니다.
흠.. 욕지행 페리호들이 나란히 모두 정박해 있습니다.
평소라면 한, 두대 자리를 비워야 정상인데.
제 운대가 오늘은 맞지 않나 봅니다.
매표소로 갑니다.
주차장에 많은 차량이 서있고 방황하는 분들이 꽤 보입니다.
어... 젠장
결국 그렇군.
15:30에 마지막 배인데 이를 포함하여 모두 통제되었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욕지편 배가 출항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주의보도 보통 주의보가 아니라 태풍급 이상이랍니다.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여기저기 방황하면서 애꿎은 카메라 셔터만 눌러 댑니다.
음.. 우선 밥부터 먹자.
인근의 식당 한곳을 찾아 들어가
가장 저렴한 김치찌게 한그릇 주문합니다.
그런데.. 통영의 김치찌게는 다 저렇게 생겼어요.
적어도 제가 지금껏 먹어본 바로는 말이죠.
기왕 이렇게 된 것.
달아공원 구경이나 가자.
그간 숫하게 이 길을 왕복했지만 달아공원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으니까요.
사진은 달아전망대 입구 매점 건물입니다.
달아(達牙)는 코끼리의 어금니, 즉 상아(象牙)가 도착(達)하였다는 뜻이랍니다.
임진왜란 때 코끼리의 어금니를 꼽은 전함(戰艦)이 당포에 도착하였다..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는데 요즘은 '달 구경하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답니다.
어쨌거나 이곳 전망대에서 통영의 여러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그 절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지요.
입구의 탐방지원센터
'무엇이든 도와드립니다.'라고 써있길래
"오늘 중으로 욕지도 좀 보내주이소."라고 부탁할려다.. 뺨 맞지 싶어 포기했습니다.
여기부터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5분거리.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만..
무리한 산행, 주의하십시요.
오른편에 왠 정자가 있는데 출입금지 푯말이 있어 들어가 보지 않았습니다.
5분만에 도착한 전망대.
캬~~
경치 죽입니다.
다도해의 빼어난 절경에 눈을 땔 수가 없습니다.
이쯤에서 조용히 생각하다가..
그래, 기왕 밑밥도 말아 두었으니 척포방파제나 가서 적당히 낚시를 하고 오늘을 때우는 거야.
어차피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기도 그렇지 않은가?
달아마을, 연명마을을 지나 척포 해안도로를 따라 척포방파제로 갑니다.
사진의 오른쪽 바다를 보십시요.
강력한 파도가 해안도로를 타고 넘어올 정도인데 그 위세가 대단합니다.
바람에 차량이 휘청거릴 정도에요.
하늘은 저렇게나 맑거늘..
언제나처럼 척포방파제에는 많은 조사님들이 계십니다.
주의보라는 악재도 꾼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내항을 바라보고 낚시를 하고 있는 상태.
외항은 맞바람이 너무 심해 캐스팅 불가능.
내항 방향으로만 대략 15명 정도의 조사님들이 열심히 낚시에 임하고 계십니다.
바람은 바람일 뿐.
평화로운 척포항.
몇몇 조사님들 철수하시는 틈을 노려 저도 보따리를 풀고 살림을 차립니다.
모든 것이 휘청거리고 흔들거리니 채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려.
채비를 하면서..
저는 목줄을 달기 전에 수심체크를 하는 편인데요, 사진과 같이 도래 밑에 바로 수심측정봉돌을 달아 던져 넣습니다.
윗채비의 도래와 수심측정봉돌(일명 카타마)은 서로 크래인 양핀도래로 연결하고요.
어신찌가 가물가물한 상태까지 수심을 맞춘 뒤에 목줄을 연결하고 밑채비를 완결한 다음, 면사매듭을 목줄 길이만큼 내려 수심을 낮추어 줍니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고기 못잡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어둠이 곧 찾아올 듯하여 미리 전자찌 채비를 맞추었지요.
척포방파제는 밑걸림이 생각보다 심한데.. 저 비싼 일본찌가 캐스팅과 동시에 원줄이 끊어지면서 두둥실 떠내려가게 됩니다.
밤이라 찌잡이 던질 생각도 못하고 쓴 눈물을 삼키며 채비를 접습니다.
밤이 깊어가는 척포항.
추위와 바람과 싸우며 오늘의 낚시를 포기할 즈음에..
카고 채비를 하시던 조사 한분이 방파제 내항 입구에서 감성돔 30cm 가량 한마리 올리시고
막대찌 채비의 제 옆 조사님께서도 비슷한 씨알 한마리.
잠깐 바람이 자는 틈을 이용, 외항쪽으로 캐스팅 하시던 조사님도 비슷한 씨알 한마리.
모두 3마리를 잡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해질 무렵, 해가 지고 난 직후 입질이 집중되나 봅니다.(낮에는 장타, 밤에는 발 가까이)
악조건 속에 대단하시더군요. 의지의 한국인이 어디 달리 있겠습니까?
이 자리를 빌어 그분들께 진심을 담은 존경의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낚시에서는 역시 현지 사정에 밝은 분들이 가장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이제 시간이 21:00가 다 되어 갑니다.
더 이상은 제 실력에 무리라 판단하고 밥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낚시도구들은 대충 트렁크에 쑤셔 넣고
산양읍내로 들어갑니다.
근처 식당은 모두 문들 닫았기 때문에 끼니를 때울 곳은 읍내 밖에 없으니까요.
적당한 골목길에 차를 주차시키고 국밥집에 들어 갔습니다.
손님은 저 혼자.
돼지수육백반에 소주 한병.
주문하여 나온 음식.
잠시 뒤..
추운 날씨와 허기를 반찬삼아 깨끗하게 비웠습니다.
저도 놀랬네요, 반찬까지 박박 긁어 먹었으니..
사실은 어제 야근을 하였기 때문에 잠이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적당한 알콜기를 몸 속에 넣어 차안에서 잠을 청합니다.
얇지만 따뜻한 모포를 덮고 꽤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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