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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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황 작성자	파도의추억 ( hjkim9540 ) 전체글 : 9
ㆍ작성일	2014-10-13 (월) 07:28
ㆍ분 류	갯바위,방파제조황
ㆍ지역	[다대]
ㆍ일자,장소,인원	10월12일
ㆍ물때,바다상황	바람이 강했음
ㆍ조황내용요약	새로운 곳이라 매력적임

ㆍ조회: 5940

ㆍIP: 119.xxx.112

짬낚시

짬낚시라고 했던가. 그리고 보면 사람들 말도 잘 만들어낸다.
내가 일하는 곳은 부두. 그것도 일반인들이 들어 올 수 없는
부두확장 공사장이다. 그러다 보니 늘 바다를 곁에 끼고 살아
간다. 500톤 크레인이 넘나들고 집채만 한 돌들이 켜켜이 쌓여
지지만, 어디에도 낚시한 흔적이라곤 없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고기들은 도무지 겁이 없다. 이를테면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것. 그게 나쁠 리 없다. 낚시로 30년을 살아온 내겐
그만한 호사가 또 있겠는가. 등치 급 벵에돔들이 수도 없이 무리지어
부상하는 광경은 매일 보는 일상이다. 고기들이 밑에서 위로 보고
입질한다는 이론도 여기선 금방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많은
벵에돔들이 일제히 밑에서 흰빛이 나는 뱃살을 들어내며 위로 치솟아
오르면서 입질하는 것 같은 동작은 그야말로 일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숭어들이 연한 수초를 좋아 한다는 것도 이곳에서 알았다. 멍짜급
숭어들이 무리지어 얼마나 구조물을 빨아대는지 윤기가 날 정도로
반질거린다. 전갱이들은 이따금 온바다를 덮어버린다. 그렇게 해야만
그것들의 직성이 풀리는 진 모르겠으나, 하여간 메가리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다.

그런 곳에서 일을 하는지라 맘은 늘 콩밭에 가있다. 오늘은 어떤
놈들이 또 쳐들어(?) 왔는가를 아침저녁으로 살피는 게 내 일과가 된지
오래다. 쓰레기가 엄청나게 몰려와 항만관리자들의 골머리를 아프게도
하지만, 그 속에도 잘 살펴보면 크고 작은 구멍찌들이 섞여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점심시간. 실리콘 작업을 하던 고씨가 자기 차에 도마며 초장이 준비 되어
있으니, 횟감 좀 잡아보라고 했다. 해서 간단하게 3칸 대 민장대만 들고
돌 축대 밑으로 내려갔다. 물 위로 본 고기들이 그럴진대 물 밑 속은 과연
얼마나 많은 고기들이 진을 치고 있을까.......

전대통령이 청담대에 개인 낚시장을 만들었다고 하던데, 내가 꼭 그런
낚시터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등 뒤에서 강한
바람이 엄습해 왔으나 대를 드리우는 건 그다지 문제가 안 되었다. 12m
물 속 구조물이 2m가량 물 밖으로 나와 있는데, 그게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주기 때문.

어렵쑈??!!

그런데 뭔가 깔딱하는 거 같더니만, 바늘 없는 빈 줄만 봉돌을 달고 나오는 게
아닌가. 복어~!! 1.2호 카본목줄을 그렇게 간단하게 잘라놓을 정도라면 그게
분명했다. 그렇게 연거푸 바늘 3개를 잃어버렸다. 그리고 올라 온 복어 한 마리.
성에 겨웠다는 듯 북북거리면서 한껏 배를 부풀리는데, 크기가 보통으로
큰 게 아니다. 어시장급 크기. 그리고 잠시. 이내 입질이 왔는데, 이번엔
그야말로 예사롭지 않게 옆으로 짼다. 경질 3칸 대가 삐걱거리는 소릴 다
낼 정도. 그건 최근에 들어 본 일이 없는 소리다. 그리고 올라 온 술벵이. 그거
참....... 무슨 술벵이가 어디서 그런 액션을 배웠을꼬. 하여간 내 술벵이 기록을
갱신한 거 같았다. 한 손으로 잡을 수도 없는 굵기. 술벵이도 아예 커버리니
몽땅하게 보였다. 크기는 대략 35cm. 곁에서 지쳐보건 가덕도 용원 출신 고씨가
그런 술벵이는 첨 본다고 했다.

수심이 대략 6m 정도라 3칸 대로 감성돔 얼굴은 못 보고 이른바 슈퍼
전갱이라고 요즘 항간에 치켜 세워주고 있는 크기의 4마리와 고등어 한
마리. 점심시간 잠간의 짬낚시 치고는 그런대로 괜찮은 결과다. 더블
트럭에 세간살이가 잔뜩 이던데, 용케도 칼과 도마를 꺼내와 바람을
막아줄 굴착기 곁으로 다가가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깔끔을
떨면서 그것들을 손질한다고 부산한 고씨. 그렇지만 내 눈엔 과연
제대로 갖춰서 공략을 해본다면 과연 결과가 어찌 될까 자못 그게
궁금하기만 했다.

손이 안 탄 곳이라........ 어쩌면 그게 더 날 자극하는 게 아닌지 모른다.

고맙습니다.

[ 낚시터 환경보호 켐페인 ] 쓰레기 수거 인증샷 " 한 봉다리 했습니다 ! "
거창한 말보다 낚시인의 작은실천이 낚시터환경을 바꿀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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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섭섭이 2014-10-13 07:35 IP:175.xxx.77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역시 사람손이 덜 탄 곳이라 다양한 고기의 개체수도 많은것 같고 사이즈도 남 다른것 같네요!늘 하시는 일이지만 항상 조심 하시구 짬낚의 조황도 자주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카랑카랑 2014-10-13 07:40 IP:117.xxx.46	힘든일 하시면서 그속에서도 짬짬이 즐거움을가지고계십니다~!! 저도 바다를 끼고 일하고있습니다만 단한번도 담궈보진못했네요 즐겁게읽었습니다

구포감생이 2014-10-13 08:01 IP:175.xxx.222	멋진 개인전용 낚시터 ~~ 부럽습니다 일터에서 짬낚시 ㅎㅎ 글 잘보고 갑니다 즐낚 하세요^-^

비맞은감시 2014-10-13 08:29 IP:203.xxx.253	캬~낚시인으로써는 췩고의 직장을 다니십니다~ 부러울 따름입니다~ㅎㅎ 다음에는 대리만족이라도 하게 인증샷으로 눈 요기나 할 수 있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땡감시 2014-10-13 08:33 IP:121.xxx.96	완전 어장에서 낚시를 하셨네요 술뱅이가 35cm 라면 정말 손맛이 좋았겠습니다 멋진 손맛을 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네요^^

Team꼴래3호 2014-10-13 08:49 IP:210.xxx.85	햐..한편의 소설을 읽는거 같습니다. 다음번에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노총각늑대 2014-10-13 08:55 IP:110.xxx.75	현장에 일이 힘드신데 발앞에서 잠시라도 잔잔한 여유와 기쁨을 주는 바다가 있어 좋으시겠습니다.. 용치놀래기가 35cm라..상당합니다.. 손맛 입맛 축하합니다.. 큰 고기 욕심이 없이 잠시하시는 낚시라도 이런 여유로운 낚시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송애 2014-10-13 08:57 IP:122.xxx.12	좋은 직업을 가지셨습니다.?^^ 낚금이 된곳은 정말 많은 고기들이 많더군요. 예전에 부두에 경비 하시는분이 낚시 오라해서 들어가봐더니. 잠시 짬낚에 감시 몆마리 손맛 본 기억이 나네요.^^ 글 재미나게 봤습니다. 가끔 짬낚 조행기라도 올려주세요.^*^

바다보기 2014-10-13 09:16 IP:211.xxx.171	조행기가 아니라 한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 재미난 글이네요. 손을 타지 않은 곳에 고기들이라 담박에 미끼 물고 늘어지는 군요. 잘 보고 갑니다. ^*^

그림같은오후 2014-10-13 10:32 IP:1.xxx.49	천국에서 일하십니다. ㅎㅎㅎ 정말 부럽고 부럽습니다.

춘풍 2014-10-13 11:37 IP:115.xxx.237	아직 자원이 있다는개 위안이 됩니다 고기들이 안심하고 번식할수 있는 곳이 남아 있길 바랍니다

감시잡자 2014-10-13 12:25 IP:223.xxx.7	먹지마세요 자연에 양보하세요^^

철부지피래미 2014-10-13 12:30 IP:175.xxx.10	윽 일하는곳이 일터가아니라 휴식공간 같은데요^^*

허리케인 2014-10-13 12:34 IP:58.xxx.90	천혜의 낚시터군요... 부러울 뿐입니다.... 청술벵이맛은 고급돔맛 저리가라입니다~~

강네비 2014-10-13 13:28 IP:223.xxx.8	글솜씨가 정말 감칠납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절로 운율에 빠지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부산]신세계 2014-10-13 14:21 IP:223.xxx.11	잼나게 잃엇내요ㅎㅎ문장력이 좋으시네요

왕깡냉 2014-10-13 15:32 IP:1.xxx.170	글을 읽어보니 재미가 있네요 다음 조황도 빨리 읽고 싶어지네요 글 솜씨가 좋으십니다 ^^

김해조사 2014-10-13 15:55 IP:112.xxx.115	조행기가아닌 소설한편을읽은듯한느낌입니다 나만의낚시터~~~상상만해두 기분이묘하내요 ㅎㅎ 공사장에서의 회파티라 ㅋㅋ 쫌 상상은가지만 매치시키기가 ㅎㅎ 직장은 조으실진몰라두 낚시를좋아하는분한테는 더업는직장일듯싶습니다 조행기 잘보고감니다 항상 안낚.즐낚.깨낚 하세요^^*

만땅 2014-10-13 18:16 IP:220.xxx.63	가려 쓰신 용어며 물 흐르 듯 이어진 글꼴들이 하루에도 몇 몇차례씩 곳 곳의 조행기를 훔쳐보곤 하는 저의 심장을 훈케하는 몇 몇 백백번 만에 처음 겪음일 수있는 쑤심입니다. 군더더기 한 톨도 없는 조행기(?) 넘 넘 고맙습니다.

날잡으면비 2014-10-13 19:30 IP:113.xxx.35	나름 힘드시겠지만 좋은곳에서 일하고 계시네요... 사람손이 덜탄곳이라 어족자원이 풍부 하겠네요... 가끔씩 스트레스 풀겸 즐낚 하시길...

목줄1.5호 2014-10-13 22:16 IP:175.xxx.195	술맛나는 조행기 잘 읽고갑니다.... 날 마다 좋은날 되시길 바랍니다....

최강롯데 2014-10-14 04:56 IP:211.xxx.163	잘보고갑니다 항상 안낚하세요 감기조심하시구요

미리내 2014-10-14 06:36 IP:110.xxx.249	처가집이 바닷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여러번 생각을 해본 일이 있습니다 제대로 갖추고 멋지게 화이팅해보십시요 글을 너무 잘 쓰십니다 잘 보았습니다

다원아빠 2014-10-14 10:38 IP:59.xxx.34	저역시 처갓집이 바닷가쪽이면 좋겠네요 부럽네요 ㅎㅎ

부산대표꽝조 2014-10-14 14:54 IP:175.xxx.135	마치 소설의 한자락을 읽는것같기도 연재하는 내용일부를 본것같네요 재밌게보고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