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딸을 위한 메가리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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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딸을 위한 메가리낚시

	2009-07-30 (목) 00:54 작성자 : 천사대장 ( micere )
	http://www.ybada.co.kr
	에세이
	추천: 0 조회: 5878

IP: 114.xxx.200

작은 딸을 위한 메가리낚시

제겐 두 딸이 있습니다.
작은 딸은 어릴적부터 절 따라 다니면서 조수 노릇하는걸 즐겨했지요.
기저귀때고 바로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며 여러곳을 구경시켜 주었더랬지요.
그리고 좀 더 자라서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녔는데, 승용차에 오토바이 뒤를 받쳐서 병원에 한달 여를 입원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빠가 어딜 가자면 잘 따라 나서는 너무도 순진하고 착한 이쁜 딸입니다.
이제 고1이지만, 순수한 마음이야 아직도 초딩같습니다.
작년에 동방에 데리고 가서 15센치 정도되는 메가리 한 열마리 낚아보고, 10센치 정도되는 벵에돔도 낚아보고....
그 이후로 낚시에 즐거움을 알게 된 소녀입니다.

이제 서서히 고등어 메가리가 낚이기 시작하는 계절....
항상 무료하게 지내는 딸에게 낚시의 즐거움을 손맛을 보여주려고 올여름 3번 바다를 찾았습니다.
암남공원, 구평, 모지포.....결과는 모두 꽝이었지요.
그 전날 제가 메가리며 고등어를 낚고, 내일은 딸을 데리공 와야지...이 손맛을 보여주리라...하였건만...
딸과같이 간 날은 항상 고기들이 모두 숨어버립니다. ㅠㅠ
딸애는 시무룩하게 실망스런 표정을 짓고 기분이 많이 가라앉아 버리곤 하죠.

그래서 오늘은 메가리 천국 한진부두에 밤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기어코 딸애에게 손맛을 보여주어 기분 살려주고 용기를 주려고 말입니다.
8시경에 도착한 한진부두엔 이미 설자리가 없더군요.
그래도 한켠에 비집고 들어가 낚시대를 펴는 순간 옆에 먼저 와있던 젊은 분이 이러더군요.....
"아이씨요..... 요 하고 있젆아요...."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압력을 주데요....

그래서 딸애는 세워두고 조금 떨어져 제가 먼저 대를 폈죠.
조금 있다 한 수 했는데......10센티 조금넘는 아가야....방생하고...
왼쪽편에 아저씨가 철수하시길래 거기다 딸애 낚시대를 펴주었습니다.......
딸애는 바람도 몹시 불고, 주변에 아저씨들도 많고 하니....입을 삐죽거리며 영....기분이 안나나봐요.

낚시대는 던져놨는데 찌를 볼 생각도 안하고....딴데만 보다가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네요.
저는 맥낚시를 하면서, 제 낚시대는 신경도 못쓰고 계속 딸애 찌를 바라봅니다.
그러던중 딸의 찌가 쑥 잠겨들어갑니다......
근데 얘가 딴짓을 하고있네요. 오른손엔 제 낚시대를 잡고 , 왼손으로 딸의 낙시대을 챔질합니다...

걸렸습니다~!!!
조금 큰놈으로...메가리 한 수
근데 물밖으로 나와서도 버둥거리는 이놈을 딸애는 재압할 수가 없나봅니다.
"아빠....빨리 떼줘...."
얼른 고기를 끌어올려 바늘 빼주고....조금 안심이 됩니다. 어쨌든 한마리 잡았으니.....휴....

좀있다 제가 한마리 잡고....
또 한마리 걸었으나 바다에 떠다니는 나무에 걸려서 올리지는 못하고.....
딸의 낚시대에는 입질도 없습니다..........

낙시터에서 기도하기 첨입니다.
제낚시대는 그냥 잡고만 있고 눈은 계속 딸의 찌를 바라보며......
"아이고 하느님 제발 우리 딸 오늘 다섯마리만 잡게 해주이소...."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늘 심심해하는 딸에게 자랑거리와 자신감을 주려고 동행한 낚시인데.....
결국 메가리는 지나갔는지 잠잠하고 자주오던 꾼들은 오늘은 파장이다 싶었는지 여러분이 철수하시네요.

우리도 대를 걷고 돌아오는 길에 딸에게 물었습니다.
"아까 고기가 무거워서 못올리겠더나?"
"응"
"그래도 큰거 한마리 잡았으니 기분좋지...?"
"응"

다음에 딸을 데리고 낚시가면 ....
저는 못잡아도 좋으니
제발 우리 딸 다섯마리만 낚게 해주셔서 즐거움과 자신감을 갖게 해 주시라고
하느님께 또 빌어봅니다....
아니 용왕님께 빌어야 하나???

메가리 고등어가 풍어가 되면 작은 딸과 방파제에 또 갈겁니다.
크기는 상관없이 혼자힘으로 낚아 올리고 즐거워 하는 모습 정말 보고싶어서요.

금빛

2009-07-30 01:05

이글을 읽고 있는데

왜 ... 갑자기 ..

눈물이 핑~ 돌죠 ?? ㅜㅜ

꼭 ~ 메가리 풍년 들겁니다!! 고기가 안되도 ~

천사대장님 부녀에게 꼭~ 풍년들기를 바래 보겠습니다^^

퐈~~~~~ 이링~~~~~~~!!!


천사대장	고맙습니다...고마워요.. 금빛님의 아름다운 마음씨에 감사드려요. 다음에 우리딸 고기 많이 잡은 날 자랑글 올리고 싶네요.	7/30 01:30

토톡이

2009-07-30 01:58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읽어 내려갈수록..
밀려오는 아버지의 애뜻한 마음이.
낚시와는 동떨어진 세계로
저를 인도 하네요~~^^

잃어 버렸던 정을..
따님과 아버지의 조행기에서
되 찾게해준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천사대장	감사합니다..토톡이님의 재미난 글들에 비하면...제글이야 ... 좋게 봐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수줍고 소극적인 우리딸....낚시할때라도 자신감있게 했으면 싶은 바람입니다.	7/31 00:53

송애

2009-07-30 12:35

부모님의 맴을 반이라도 딸아이가 알아줘으면 합니다..^^*
나도 딸만 둘인데.......
어릴적부터 낚시를 데리고 다녀는데도...
큰아이는 관심이 별로인데 작은아이는 상당히 관심이 많더군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작은아이와 자주 신선대 백운포로 많이 데리고 다녀습니다.
메가리 고등어 칼치낚시 ........
낚시 잘합니다.?
시집가서는 신랑보고 낚시 배워라해서 요즘은 사위가 낚시에 빠져더는군요.ㅋㅋㅋ
요즘도 낚시는 가고싶지만 손자녀석 바람에 딸아이는 못가고 사위와함께
메가리 낚시 좀 댕깁니다.ㅋㅋ
딸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실려고 애쓰시는 부정이 맴을 찡하게 합니다.
다음 출조때는 딸아이가 메가리 손맛 찡하게 봐으면 합니다.^^*


천사대장	고맙습니다~~ 올 가을이 지나기 전에 꼭 한 번이라도 딸애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7/31 00:55

실버울프

2009-07-30 13:22

정말 아름다운 글입니다 아 부럽습니다 전 이제 딸이 4살 아들이 3살 딸대리고 낚시 두어번 갓엇는대 아무것도 할수 없더라구요 ㅎㅎ 낚시대 던져 놓으면 감고 감고 으 그만해랑 소리나 버럭지르고 집사람이 다신 애들 대리고 낚시 안따라 온다 쩝 차분하게 다시 한번 가르쳐 봐야 겟습니다 천사대장님 정말 천사대장님이신거 같아요 따님이랑 담에 가실땐 아마 엄청 많이 올라 올껍니다


천사대장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까 그러는게 당연하겠죠. 바다풍경에 익숙해지고 바다공기를 좋아하게 될 무렵이면 아빠보다 낚시를 더 좋아할 지도 모르죠... 훗날에 예쁜 딸과 함께 낚시하는 님의 모습 그려봅니다.	7/31 00:57

海神

2009-07-30 16:52

완전 부럽습니다..
저도 이제 19개월된 딸이 하나 있는데 언제 키워서 데리고 다닐까요... ^^;
부녀지간의 정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저도 그런 아버지가 될수 있을련지....


천사대장	정말 딸은 아버지에겐 생명을 나누어 주고싶을 만큼 사랑스럽고, 또 아픈 존재인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자라면 떠나갈 딸이란 존재...... 곁에 있을때, 아빠를 따라다닐 맘이 있을때 항상 데리고 다니세요.	7/31 01:00

준세

2009-08-01 21:54

천사대장님 글 잘읽었습니다...글에서 부모님이 자식에 대한 진솔한 사랑이 느껴지네요...
메가리 손맛을 느낄수 있는 장소와 간단한 채비법 제가 쪽지로 남겨드립니다.^^
항상 안낚하시고 가정에 사랑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천사대장	고맙습니다. 준세님도 항상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8/2 01:09

구라다이 2009-08-02 03:25	저도 아버지덕에 낚시란걸 접했고 아버지가 소심한저를 좀더 넓은곳을 보여주기위해 항상 바다를 데려가시곤 하였습니다.. 이글을 보니저도 이제 2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나중에 자녀와 언젠가는 낚시란걸 갈텐데.. 항상 대장님처럼 생각하고 낚시를 같이 가야겠네요.. 이글을 보니 아버지 생각이 절로나니다.. 저희아버지는 지금 휴가를 떠나셨네요..ㅠㅠ

천사대장 2009-08-03 09:29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저는 많이 갖지 못했습니다. 지금 곁에 계실때 자주 함께 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좌측통행

2009-08-03 09:35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짠하게 전해져옵니다.
따님을 위해 기도하셨던 것 꼭 이뤄질거라 믿습니다.
건강하세요~


천사대장	고맙습니다.. 부족한 아빠가 해줄것이라곤 마음써 주는 것밖에 안되네요.소심하고 소극적인 아이 좀 밝아 졌으면 하는 마음간절합니다.	8/4 23:51

해경

2009-08-03 12:22

중3짜리 제아들놈 데리고 낚시갔던때의 일이 생각나네요.ㅎㅎㅎ
제아들놈 이제 낚시 안따라 다립니다.


천사대장	이제 친구가 더 좋아진 모양이죠 ㅎㅎㅎ 딸애에게 좋은 친구라도 있으면 제맘이 좀 편할텐데 말입니다...항상 즐낚하시길 바랍니다.	8/4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