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성 학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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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황 작성자	파도의추억 ( hjkim9540 ) 전체글 : 9
ㆍ작성일	2015-02-16 (월) 09:41
ㆍ분 류	갯바위,방파제조황
ㆍ지역	[기장]
ㆍ일자,장소,인원	죽성 근처 갯바위 친구랑...
ㆍ물때,바다상황	비 소식이 있어 구름이 다소 있었으나 바다는 아주 좋은 상황
ㆍ조황내용요약	씨알 잔 학공치가 엄청 많았음

ㆍ조회: 5932

ㆍIP: 119.xxx.207

죽성 학공치

온 바다가 학공치들로 뒤덮인 듯 했다. 씨알은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적인 면에서는 더 바랄 것도 없었다. 학공치들의 입질 또한 이를 데 없이
좋았다. 이른바 활성도가 엄청났다는 것. 일요일 죽성 근처 갯바위에서의
일이다. 낚시 배운지가 얼마 안 되는 친구 놈은 오랜 만에 전율을 느꼈는지
조금 전에 라면을 끓여 먹었던 평편한 갯바위에서 괜히 곤두박질을 할 정도
였다. 다행이 크게 다치진 안 했지만 초심자들이 흥분하면 불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는 왜 이렇듯 재미있고 질리는 법이 없을까?

불과 한 시간 남짓한 낚시로 고만고만한 학공치를 무려 100여 마리나 잡았다.
그 정도면 충분히 넉넉하고도 남을 만큼 된다. 그런데 그 놈은 도무지 성에 안
찬다는 표정이었다. 품을 쳐서 모여든 학공치는 다 낚아야 한다는 기세로 설쳤다.
사실 100여 마리도 일일이 손질하기란 여간 성가신 게 아닌데, 그 녀석은 그건
그때 일이고 우선 눈에 보이는 건 다 잡아내야 한다는 과욕을 멈추지 안 했다.

그런 와중에 물질하는 할머니 해녀가 자맥질을 하면서 저만치서 다가왔다.
듣고 있노라면 내가 오히려 숨이 차오를 것만 같은 긴 휘파람 소리를
내지르면서....... 언젠가 초보낚시꾼이 처박기 채비로 그런 해녀 등짝을 걸어서
열정적으로 릴을 감는 통에 난데없이 갯바위에서 호통이 난무하고 고성이
오고가는 걸 본 일이 있었다. 영점이 안 맞은 캐스팅에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간 채비가 결국 사단을 만들었던 것.

그놈도 다분히 그런 과오를 저지를 것 같아 난 내심 조마조마 했다.
그런데 기특하게도 해녀가 버글버글하는 학공치 사이로 들어오자
그놈은 낚싯대를 딱 거둬들이는 게 아닌가! 그놈이 나름 지론이라고
하는 말이 우린 즐기려 왔으니, 기다려 줘야 한다고 했다. 헛먹은
세월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한 말이 아니던가.

한참 물속을 헤집어 놓던 그 해녀가 건너편 갯바위 쪽으로 갔다.
그러자 그쪽에 있던 두 명의 낚시꾼 차림의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그 해녀를 꾸짖었다. 문제는 왜 낚시하는 걸 방해 하냐는 것. 물론 방해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모름지기 그들이 진짜 낚시꾼이었다면 결코
그러지는 안 했을 것이다. 난 친구 놈에게 저런 사람 몇몇 때문에 진짜
낚시꾼들이 이따금 욕을 얻어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친구 놈은
내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아무런 댓구도 안 했다. 해녀가 떠난 자리엔
그놈이 뿌려준 밑밥이랑 뒤섞인 엄청난 학공치 떼들이 왔다 갔다 했는데,
그놈은 그것들을 다 낚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낚시란 욕심을 낼 이유도 없다. 감미로운 바람 꿈결 같은 파도 그리고
너그럽게 그것들을 바라보는 마음만 있다면 설령 기대했던 조과가
아닐지라도 낚시는 스스로 재미있어진다. 낚지 못했다고 그 좋은 환경
속에서 혼자 분통을 터트리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기 때문이다. 잠시 한 걸음 물러나 주변을 둘러보니 비록 날씨는 다소
우중충 했으나 이제 금방 봄이 올 것만 같은 갯바위는 더없이 맛깔스럽게
느껴졌다.

고맙습니다.

[ 낚시터 환경보호 켐페인 ] 쓰레기 수거 인증샷 " 한 봉다리 했습니다 ! "
거창한 말보다 낚시인의 작은실천이 낚시터환경을 바꿀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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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잡으면비 2015-02-16 09:55 IP:1.xxx.150	기장에서는 학군단이 머물고 있나 봅니다... 세자리수로 많이 올리셨습니다... 물질 하시는 해녀분은 생활 터전인데 그런 행동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살날 즐겁게 지내시길....

바다보기 2015-02-16 10:00 IP:211.xxx.171	생업과 취미는 엄연이 다릅니다. 우리는 그저 취미로 바다에 나서지만 그분들은 삶의 터전이지요.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

살아있나 2015-02-16 10:06 IP:223.xxx.14	글로만으로 그림이그려지네요 학이정말 많이붙었나봅니다 맛이는 요리 해드시고 남은건 두고두고 먹음 되지요 잘보고갑니다~~

어떠하리 2015-02-16 10:20 IP:110.xxx.209	해녀분들 물질하는데 방해라 ㅡㅡ 정말 그런 무개념들 보면 물속에 들어가서 직접 해보라고 하고싶네요

soleus 2015-02-16 10:41 IP:175.xxx.69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신선같은 글이네요 해녀분들은 그분들대로 마음의 짐을 안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과 대화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때 그런 것 같았습니다 두 분이서 물질을 하셨는데 지나가는 뒷자리에 주루룩 흩어지는 게 있어 뭔가 하고 봤더니 홍합을 뿌리고 가시더군요 그러시면서 한 마디 하시는 말씀이 [우리가 지나가도 고기 잡힐 겁니다...] 홍합찌꺼기를 뿌리고 지나가고 나니 그 홍합에 고기가 붙들려 있는 ... 그래서 아~ 저분들도 낚시꾼한테 마음의 짐을 지고 있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서로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분이라 보아집니다 친구분은 전투낚시를 즐기신 것 같은데 전투낚시...할 만한 쟝르(?)인 것 같습니다^^

그림같은오후 2015-02-16 10:48 IP:39.xxx.205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생활인 낚시가 욕심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조행기입니다. 잘 읽고 감동받아 갑니다.

양산섭섭이 2015-02-16 11:44 IP:110.xxx.87	친구분이 낚시에 흠뻑 빠지신듯 합니다! 앞으로 많이 쪼르겠네요!^^ 그리고 옆에 분들은 여유가 없나 보네요!ㅜ.ㅜ

송애 2015-02-16 12:07 IP:122.xxx.163	초보 낚시꾼을 데리고 갯바위 타 보면 어린아이 물가에 데려다 놓으것과 같은 심저이더군요. 한참 낚시에 빠졌나 봅니다. 그분들은 삶의 현장이고 우린 나들인데 그분들 너무 하셨네요. 학꽁치가 죽성에 다 모였나 봅니다. 늘 즐낚 하십시요.^*^

깨돔 2015-02-16 13:03 IP:211.xxx.185	해녀는 생업이고, 낚시는 취미 입니다...ㅎ 오늘 '디낚' 개인조황에 올라온 글(닉네임;기라빠시님)을 보고 기분이 이상해 댓글은 안달고 왔습니다만, 포항족 모포방파제에서 학공낚시를 하는데, 어떤 어르신이 고기를 잘 낚아내자 옆에 있던 젊은 친구가 열이 받혀 노인을 구타하는 걸 '기라빠시'님이 말리다 두들겨 맞았다는 내용인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노인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내용의 글이였습니다.. 낚시는 그냥 자연을 벗삼아 취미로 즐기는 것인데 해녀를 꾸짖었다니 참 각성을 해야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짱대 들기가 부끄러워 지네요!..ㅠ 수고하셨습니다!^^*

노총각늑대 2015-02-16 13:33 IP:110.xxx.75	씨알은 아쉬워도 학공치 개체수가 상당히 많나 봅니다.. 잔잔한 손맛 축하합니다.. 즐기는 낚시는 너무 좋은 취미인 듯 합니다.. 수고했습니다..^*^

달빛비 2015-02-16 13:58 IP:223.xxx.79	낚시인으로써 가져야 할 마음가짐.. 좋은 글 보고갑니다.^^

아빠의청춘 2015-02-16 17:53 IP:121.xxx.46	온 바다기 학공치 떼로 덮인 모습을 몇 번 봤는데, 그 장면은 징그럽더군요...

땡감시 2015-02-16 20:17 IP:121.xxx.96	좋은 정보와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셨네요^^

무장 2015-02-16 21:12 IP:114.xxx.80	벼루고 벼뤄 2시간정도 배타고간 원도권 갯방구도 해녀분들 작업하면 아 오늘은 날이 아닌갑다 낚시대 접어두고 해녀분들 갈때까지 기다리다가 간혹 아줌마 뭐 잡았능교 물어보고 전복이나 해산물 구입해서 즉석에서 쇠주한잔하고 요즘 수입은 어떻는교 대화도하고 이것도 낚시꾼만이 접할수있는 사람사는 향기인데 세상에나 주객이 전도되어 낚시꾼이 해녀분한테 뭐라했다니 신문에 날일이네요 ㅎㅎ 요즘 부산 경남 해녀분들 60대이하는 거의 없을겁니다 제주도는 20대 신삥해녀도 있다고 보도된적은 있지만 물질이 그만큼 힘들죠 생명을 내놓고 하는 작업입니다 몇년전에 삼천포에서 낚시배 스큐루에 말려 해녀한분 돌아가셨죠 저도 발전소방파제 낚시갔다가 전복을 구입해서 우연히 알게된 분이신데 ㅠㅠ 알게 모르게 사고많이 나는직업이죠 혹 낚시하다가 그런분들 만나시면 덕담도 한마디 하시고 해산물도 구입해주시고 그분들 작업끝날때까지 낚시대 접고 가다려주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네요 길어봐야 한시간이죠 대변에 학꽁치가 굶주린 꾼들의 손맛 입맛을 충족해주니 낚시꾼 죽어라는 법은 없나봅니다 ㅋㅋ 감성돔만 고집말고 계절별로 낚시 대상어를 정해 그에 맞게 즐기는 낚시를 하는게 최고라 봅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최강롯데 2015-02-17 04:38 IP:112.xxx.181	잘보고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안낚하세여

천생연분 2015-02-17 09:39 IP:115.xxx.10	낙시꾼의한사람으로.절로고개가숙여지네요.잘하셧어요.친구분이눈치는있는분이네요. 추운겨울해녀들의물질이.얼마나힘들까요.그분들의심정을한번쯤생각을해보는마음의 여유가필요하겟죠.많은꽁치손질하느라고생하셧겟네요 늘~안낙..즐낙하세요........

물그림자 2015-02-17 22:44 IP:61.xxx.87	친구분 배려하는 마음씨가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고기 잡는 마음도 더할나위없이 좋아 보입니다 지는게 이기는것이고 비우면 채울 수 있는 여유가 많아 좋은 것이고 있는 그대로 바라 봐 주는것이 또 고마운 일이고 욕심을 덜어내는것이 참으로 행복한 일입디다 내내 행복한 마음으로 조행길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항상 안낚,즐낚하세요 수고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