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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까지 담아 온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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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까지 담아 온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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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금) 15:55
작성자 : 파랑새40
( kan4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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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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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조회: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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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59.xxx.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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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복까지 담아 온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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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 이야기이니 40년도 더 지났습니다
친구들이 연화도 가면
볼락이 바글바글 거린다고 꼬시는 겁니다
그래서 몇이서 팀을 만들고 가기로 했는데
막상 출발하는 날은 친구 하나 나왔는데
꼬시던 친구도 안 나왔어요
안 나온 친구들에게 둘이서 세상에 존재하는 욕이란 것 다 퍼 붓고
털래털래 버스를 부산에서 통영으로
그리고 여객선을 타고 연화도에 도착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부산 통영 길도 험하고
연화도 가는 여객선은 통통거리면 다니던 시절이니
한 번 움직이면 개고생이었요
민박집을 잡고
그 집에서 어선으로 사용하는 노젓는 통구맹이를 타고 선상을 했는데
첫날 황을 쳤지요
다음날은 저녁에 마신 그놈의 소주 덕에 늦게 일어나서
주인하고 또 산상낚시를 갔는데 청물이 져서
술뱅이 몇 마리 하고서 집으로 들어오니
집 주인이 체면이 안 선다고
오늘 저녁은 꼭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간다나요?
섬 뒷 편 돼지목 어느 바위인데요
저녁에 칸데라(그 당시에는 모두들 카바이트 칸데라를 켰어요)를 켜고
2칸 반 장대를 던지니 손바닥보다 큰 볼락이 올라오는 겁니다
야 오늘 횡재했다
둘이서 잔뜩 기대를 가졌는데
한 50m 떨어진 바위에 다른 손님 둘이 내리더니
칸데라를 켜고 볼락을 낚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서너마리 낚은 후부터 2시까지
입질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하는데
옆에 온 그분들은 밤새껏 낚아 올리는 겁니다
낚아도낚아도 입질은 없고
저쪽에서는 와 크다 하면서 쾌재를 부르고
그래서 안 되겠다 우린 집으로 가자 하고 뒤를 쳐다보니
돼지목 뒤편 절벽 아시잖아요
그래도 가자 하고 둘이서 올라갔는데
내 친구가 앞서고 나는 그 뒤를 따라 올랐어요
한참 오르다 보니 친구가 먼저 올라가서 내게 손을 내밀라고 하는 겁니다
다리를 아무리 벌려도 내 키만한 바위를 탈 수가 없어서
그 친구의 손을 잡았는데 반동과 동시에 발이 바위를 벗어나서
대롱대롱 매달린 겁니다
그 친구는 내 손목을 잡고 있는 힘을 다해서 끌어 올리고
나는 다리 떳다고 소리 지르고 진땀이 온 몸을 감싸고
하여간 목숨줄 경각이라는 말이 실감되더군요
살아서 올라왔어요
그 친구 말이 순간 우리 집사람 얼굴이 보이더랍니다
이 친구 떨어뜨리면 난 우리 마누라한테 맞아 죽었다 하는 생각으로
있는 힘 다 해서 끌어 올렸답니다
도착해서 둘이서 안주도 없이 소주 댓병 하나를 거뜬히 해 내고
그리고 우린 더 낚시 다닐 수 있다...금의환향한 것처럼 잠을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이 미안하다면서 볼락 주복을 털어왔는데
그것도 주인 것이 아닌 이웃집 것을 털어왔답니다
아이스박스에 담고 집으로 왔지요
잠이 막 들려는데 어머니가 부르시는 겁니다
야야 무슨 졸복을 이리도 많이 낚아왔냐?
술도 안 깨고 그래서 주는 데로 담아왔더니
주복에 든 졸복까지 가져 온 겁니다
어마나 창피하든지 ....
그 친구 한 5년 더 같이 낚시 다니다가
위암으로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어요
그 친구는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학를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엄마 모시고 잘 산데요
인생 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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