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낚시 "
낚시꾼이라면 한겨울
낚시를 다니며 잊지못할 추억이
한둘쯤은 모두 있을 것이다.
그것이 대물을 품에 안고
기쁨에 겨워 포효를 지르는
추억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추억이겠으나
얼어 죽을 뻔한 기억이라면
두번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추억일 것이다.
지금으로 부터 3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나 보다
한참 혈기 왕성하던 20대
가진거라고는 터무니 없는 용기만
있었던 시절이지 싶다.
낚시 장비래야 아버지가 쓰시던
골동품에 가까운
릴과 낚시대가 전부이고
옷이래야 솜을 누벼 놓은 옷이
전부였지만
호기롭게도 친구와 같이
1월1일 해돋이를 갯바위에서
맞이 하자고 의기 투합하여
출조를 하였는데
사실
솜으로 누빈 점퍼 하나면
한겨울을 충분히 지내던 시절이라
추위에 대한 부분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았던듯 하다.
12월 31일 오후
야영 출조배를 타고
가덕도의 어느 포인트에
하선을 하였지 싶다.
낚시를 시작하고 굵은 망상어가
연신 입질을 하는 통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친구와 갯바위에서 라면도 끓여 먹고
못하는 솜씨지만 회도 떠서 먹고 ㅋㅋ
그리고 밤이 깊어지며
뭐라도 있어야 잠을 자지 싶어
준비해간 담요를 뒤집어 쓰고
바닥엔 박스 하나를 깔고
잠을 청했는데
처음엔 그런데로 견딜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한기가 들기 시작하니
담요는 있으나 마나
뼈속까지 느껴지는 추위에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온몸이 떨리기 시작하니
이래서 사람이 얼어 죽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 아~~이렇게 끝이 나는 것인가? "
안되겠다
이러다 정말
" 낚시꾼 2명 갯바위에서
얼어 죽은 시체로 발견 되다. "라고
뉴스에 나오지 싶어
뭐라도 해야 겠기에
주변을 둘러 보아도 불을 땔만한
나무도 보이지 않고
어쩌지 어쩌지 하는데
라면 끓여 먹으려고 가지고 간 버너가
눈에 들어온다.
그래 이거라도 불을 켜서
체온을 높여보자 싶어
불을 키고 손을 녹이니
그나마 조금은 견딜만 한데
친구는 그래도 추운지 계속 몸을 덜덜 떤다.
안되겠다 싶어
둘이 꼭 붙어서 담요를 뒤집어 쓰고
버너 불을 손으로 쬐며
제발 해가 빨리 떠오르기만을
악으로 깡으로 버티기를 몇시간...
서서히 여명이 터오며
아침해가 밝아 오는데
아마도 태어나서 그렇게 아침해가
반가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휴~~이제 살았구나!
따스한 해의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며
안도의 한숨을
길게 네 뿜는다.
그런데
아침 해가 떠오르며
피딩 타임이 되었던 것인지
감성돔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조금 전까지 죽니 사니 하던
사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손맛을 보려는
둘 열혈꾼만이 갯바위에서
동분서주... ㅋㅋ
추워진 날씨에
주말만 되면 강풍이 불고
날이 좋지 않으니
출조도 이루어 지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지난 추억을 떠올려 봅니다. ㅋㅋ
민족의 대명절 설 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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