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사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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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초입..사량도

	2012-09-07 (금) 20:22 작성자 : 원조밤안개 ( jini467 )
	조행기
	추천: 0 조회: 11084

IP: 218.xxx.20

가을의 초입..사량도

올 여름은 4번째로 더웠던 여름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더위 때문에 유독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저도 이렇게 힘이든데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더웠을까요? 늦었지만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는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햇살은 조금 따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많이 선선해 졌습니다.

오랜만에 밭농사, 논농사 지으시는 형한테 다녀왔습니다. 마침 논 일을 하고 계시더군요.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고 흐믓해 하고 있는 형님을 보니 제 마음도 흐믓해집니다.
그날따라 어찌나 날도 맑던지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올여름 많이 바쁘다는 핑계로, 많이 덥다는 핑계로 한번도 형님과 낚시를 다녀 오지 못했습니다.
일전에 "구월이 오면 함께 낚시나 한 번 같이가자."라는 구두약속을 했기에 하늘도 좋고 바람도 좋아 " 내일 낚시나 갑시다"라고 슬쩍 말을 던지니 바로 넘어 옵니다.
사상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작은형님은 거절이 없습니다.
원래 저녁에 출발해서 새벽 물 때만 보고 오전에 철수할 계획을 세웠건만, 작은형님이 "오랜만에 낚시가는데 무슨 저녁 물 때만 보고 오노... 아침에 출근해서 급한 업무만 처리하고 점심때 출발하자"라고 일정을 바꿔 버리니 함께 가자고 제안한 저로서는 작은형님의 제안을 거절
할 수 없습니다.

계획이 바뀌어 다음날 업무에 부담도 있으나 워낙 오랜만의 출조라 들뜬 마음은 감출 수가 없네요.
사무실로 한달음에 뛰어가 장비 손질부터 마치고 인터넷으로 조황부터 검색해봅니다. 좀 이른감은 있지만 감성돔을 대상어로 결정하고 거제궈으로 갈까...통영권으로갈까... 고민고민하다 통영권으로 마음을 궂힙니다.
최종 목적지는 감성돔이 지나가는 길목이다라는 사량도로 정하고 고성 골드낚시에 예약을 마칩니다.
다음날.
업무를 본다고 사무실에 일찍 출근하였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는 않고 빠진건 없는지, 날씨는 어떤지에만 정신이 팔리고, 시계만 쳐다보게 됩니다. ^^
약속시간이 되자 큰형님이 도착하고 형님과 함께 형수님도 함께 가기로 하셨다네요. ㅎㅎ
아무렴 어떻습니까. 급한 마음에 서둘러 작은형님을 태우고 고성으로 도착.
밑밥은 미리 준비했기에 배를타고 사량도로 출발합니다.

날씨는 어제에 이어 어찌나 좋은지.. 고기만 잡으면 말그대로 '금상첨화' 일거고 고기를 못 잡아도 '은상첨화'는 될 듯 합니다. ㅋㅋ
20여분을 달려 오늘의 포인트인 '조리바위'에 내립니다.
이 근방 사람들은 근처 조류가 빠르다고 해서 '조리바위'대신 '조류바위'라고 한다던데..정확한 지명은 '조리바위'가 맞는 것 같더군요. 오늘의 포인트입니다.

수심은 8~10m고 조류의 방향에 관계없이 입질이 어쩌구 저쩌구...선장님의 포인트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네요.
해가 지기전 손맛을 볼려고 서둘러 채비를 마치고 낚시 시작...
0.5호 구멍찌로 반유동으로 세팅하고 열심히 밑밥을 쳐대고 낚시를 합니다. 10분이 지나고 30분을 지나 한시간이 흐르자 점점 집중력은 떨어지네요.
그흔한 메가리 한 마리 없는 포인트... 옆에 있는 형들을 바라봐도 상황은 마찬가지.
3시간이 흘러 낚시대를 놓습니다. 배도 고프고 힘도 들고.. ㅋㅋ
마음은 감성돔을 잡아 간단한 음주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을 보내려 했지만.. 잡어새끼 한 마리 잡지 못한 상황이 아쉽기만 합니다.
배타기전 편의점에 들러 사온 도시락과 맥주로 간단한 저녁상을 차렸지만, 낚시하는 인간이 3명이나 있는데 어찌 잡어 한 마리 못잡았을까요? 형수와 함께 도시락을 꺼내고 소주로 세팅을 해보지만 제가 사량도로 포인트를 잡았는지라 형들께 미안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저녁 먹읍시다~"라고 형들을 불러 앉혔지만 ㅋㅋㅋ 다들 조용합니다.
그때 형수님이 아이스박스를 뒤적이더니 검은 봉지를 꺼내더군요. "우히히~~~" 전어가 들어 있습니다.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고 형수가 너무도 이쁘게 보이고 그 이쁜 형수를 데리고 사는 형님이 너무나 부러워집니다.^^ 전어회 사진은 없기에 다른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ㅎㅎ 맛있게 보이시죠?
상추며 깻잎, 잔파, 고추, 마늘까지 꼼꼼하게 챙겨오신 형수님 마음이 고맙기 그지 없네요.
형수님은 아셨을까요? 우리가 고기를 잡지 못할거다라는 것을...ㅎㅎㅎ
기름이 좔좔 흐르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어회에 소주와 맥주를 곁들이니 대통령 밥상도 부럽지 않습니다.
잡어도 못잡아 허탈해 말한마디 없던 우리는.. 형수님의 멋진 재치로 챙겨온 전어회를 우리는 입안 가득히 넣어
우적우적 맛있게 먹으며 못다한 이야기와 함께 웃으며 밤을 보냅니다.
약간의 취기가 오르고 밤눈이 어두운 나로서는 한밤의 밤낚시가 부담입니다. 형님들은 다시 낚시를 시작하고 형수와 저는 뒷정리 후 갯바위에 드러 누워 오랜만에 보는 쏟아질 듯한 별을 보며 잠을 청해봅니다.
잠깐 잠이 들었을까..큰 형님이 '혹시 포인트 이동 가능한지 선장님께 여쭤 보라고 합니다.'
'에이쉬~ 아쉬운 이야기는 꼭 나보고 하라네...'이런 생각으로 선장님께 전화를 할려고 하다, 지금 이시간이면한창 새벽 출조 때문에 한창 주무실 시간일텐데 문자를 넣어 봅니다.
고맙게도 선장님께서 바로 전화를 주시더군요. "2시 30분까지 짐챙기고 포인트 이동할 준비 하이소~"라네요.
형님께 이말을 전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런저런 생각에 잠깁니다. 낚시를 하시는 분들중 낚시하는 이유를 물으면 '낚시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도저히 저로서는 낚시를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없더군요.
오직 찌에만 집중하니 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고, 밤눈이 어두운 저는 이렇게 갯바위에 누워야 비로소 직장 일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이 저에게는 낚시할 때 가장 편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윽고 2시 30분. 정확히 시간을 맞추어 배가 도착합니다. 이동한 포인트는 잠도.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조리바위'와 마찬가지로 4명이 낚시를 해도 충분한 자리입니다. 선장님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사진상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바로 앞은 8~9m, 조금 멀리 던지면 13m 정도 나오더군요. 가이드분께서 말씀하시길 정면에서도 고기가 물지만, 옆 홈통쪽에서 많이 문다고 합니다. 들물 때 조류가 홈통쪽으로 들어와 사량도쪽으로 돌아 나가더군요. 이쪽이 포인트라니 참고하세요~
드디어 여명이 밝아 옵니다.
저야 밤에 잠을 좀 잤다지만 형들은 말그데로 뜬눈으로 밤을 세우더군요.

열심히들 쪼아 보지만..

잡히는 것은 씨알좋은 메가리...고등어...ㅎㅎ
결국에는 감성돔 포기합니다. 반찬이라도 잡자..라면서 고등어와 메가리를 열심히 잡기 시작합니다. ㅋㅋ 고등어가 얼마나 씨알이 좋던지..브레이크도 한번씩 놔 주면서 무릎으로 펌핑도 해 주면서 ㅋㅋㅋ 잼나게 잡아 보고 손질도 깔끔하게 해 봅니다.
중간에 메가리,고등어 입질이 끊겨 순간 긴장하고 다시 쪼아 보지만..
이윽고 다시 이어지는 메가리 고등어 입질..ㅋㅋ

감성돔은 결국 포기하고 메가리와 고등어를 한쿨러 잡아 3등분 했습니다.
비록 감성돔은 잡질 못했지만 집에 고등어를 좋아하는 애들이 있기에 손질하면서도 즐겁습니다.
손질 다하고 마지막 정점.

제가 좋아하는 전갱이 회. 그리고 갯바위에서는 처음 먹어보는 고등어 회를 마지막으로 낚시를 마감합니다.
이날 아침부터 바람이 불고 너울이 조금씩 일어 갯바위 청소는..
감성돔도 못잡고 밤새 수고했다고 용왕님께서 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우리 화장실 자리도 이렇게...깨끗하게 정리해 주시고..^^;

잠시뒤 배가 오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대상어는 잡질 못했지만 오랜만에 참으로 즐거웠던 낚시였습니다. 뭔가 잡았을거라 생각하시고 보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집에와서 고등어와 전갱이를 구워주니 참 맛있더군요. 버리지 마시고 꼭 챙겨와 보십시요.
집에서 좋아할겁니다.
그리고 현재 히로세 목줄을 할인하고 있습니다. 8월말까지 계획했으나 9월 감시철되니 가격올린다라는 소리가 들려 한시적으로 할인할려고 합니다.
1호 품절, 1.5호 품절입니다. 수량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필요하신분은 저희 사무실로 전화 주시면 되겠습니다. ^^;(지금은 광고입니다. 죄송합니다.)
사무실 전화번호는 051-724-3429 휴대폰은 010-7667-8599입니다.
하여튼 정말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의 문턱에 서 있음을 느낍니다. 아침 저녁으로 기분좋은 선선한 바람이 머리를 맑게 해주네요.
전국의 많은 조사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곤장돔

2012-09-08 18:20

우선 제가 잘 다니는 고성의 낚시점에서 배를 타고 나가셨으니 동지애를 느낍니다.
사량도가 감성돔의 길목이고 감성돔의 보고이지만, 조사님의 숫자에 요즘 낱마리의 조황을 보입니다.
낚시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우정을 나누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부럽습니다.
저는 포인트에 2명 내리는데 대화도 잘 안하고, 음식도 개인적으로 해결하고 낚시만 합니다. 여유있는 낚시를 많이 배웠습니다. 행복하게 지내세요
사진과 설명이 멋있게 다가 온 조행기 입니다.


원조밤안개	^^ 좋은신 선장님도 참 많겠지만 골드 선장님도 좋은신것 같더군요. 곤장돔님처럼 낚시만 할때도 있습니다. ㅎㅎ 정말 낚시가 하고 싶을때는 딱 낚시만 하다 오지만, 형들과 출조때는 즐기다가 오기도 합니다. ^^ 항상 즐겁고 행복한 낚시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9/24 11:07

곰돌감시

2012-09-08 18:56

조황 잘 보고 갑니다. 조리바위 포인트는 몇군데 됩니다만 오늘 내린 곳에서 사진으로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야 본 포인트 입니다. 이곳은 조류가 한곳으로 모이는 들물때 조황이 좋습니다. 고생했습니다.


원조밤안개	네. 조리바위는 처음 가봤었는데 알고보니 곰돌감시님 말씀이 맞더군요. 항상 즐거운 낚시하십시요.	9/24 11:08

위풍당당

2012-09-14 15:24

멋진 조행기 잘 봤습니다.

사진과글 그리고 먹거리...침 고이네요.


원조밤안개	^^ 감사합니다. 고등어회는 일식집에서나 먹었는데, 저렇게 먹으니 괜찮더군요. 메가리야 워낙 좋아하는 회니깐 환장하고 먹었습니다. ㅋㅋ	9/24 11:09

아빠의청춘

2012-09-17 08:43

햐~~~ 조행기를 이렇게 아름답게 꾸밀 수도 있네요...
글을 보는 동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원조밤안개	감사합니다. 많이 부끄럽습니다. ^^ 항상 즐낚하십시요.	9/24 11:09

철부지피래미

2012-09-18 01:56

좋은사진 먹거리 굿~
잠이께네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원조밤안개	^^ 낚시하다 잡어라도 먹는 즐거움은 낚시하시는 분빼고는 아무도 모르겠죠? ㅋㅋ 항상 안낚하십시요.	9/24 11:10

카스

2012-09-23 18:54

이야...사진정말 멋지네요~ 잘보고 갑니다^^


원조밤안개	^^ 감사합니다.	9/24 11:10

낚시인의꿈 2012-10-05 08:23	멋진조황기이네요 회뜨는것 배워보고 싶네요 예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