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49cm 감시를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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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49cm 감시를 잡다

	2010-03-01 (월) 21:32 작성자 : 맥도사 ( yd4974 )
	조행기
	추천: 0 조회: 9669

IP: 58.xxx.126

맨발로 49cm 감시를 잡다

2010년 2월 28일(일) 7물 만조 08: 36 날씨 맑음 기온 7~14 수온 10도 장소: 가덕도 돌무너진곳 근처

금요일인 2/26일부터 토요일인 2/27 까지 봄을 재촉하는 많은 비가 내리고 바다에는 폭풍 주의보가 떨어져 금요일 밤에 해제가 되었다.

사리물때에 주의보 뒤... 경험있는 꾼이라면 누구나 기대해 볼만한 조건이다.

얼마전까지 가덕에서는 선상 외에는 제대로 된 감성돔 조황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토요일 첫배도 낚시점 마다 나가는게 아니고 단골 많은 일부 낚시점만 몇명출조하고 하는 상황..

조건은 좋지만 고기가 안나오니까 꾼들도 몰리지 않을거란 생각에 잘만큼 자고 5시쯤 배를 탈 생각으로 3시 50분에 알람을 해둔 후 9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시간이 좀 된 것 같은 생각에 눈을 떠 시각을 확인하니 12시 10분 3시간 반 이상 더 잘 수 있다.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1시간을 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는다.

마눌님 깨지 않도록 살며시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미리 준비해둔 옷을 입고 낚시장비가 있는 사무실로 갔다.

민장대 초릿대 끝에 부러진 부분에 날라리를 붙이고 채비를 하고 릴도 바다가 험할 경우에 대비해 2B 전자 전유동찌를 달아 채비를 미리 해둔다.

시각을 확인하니 2시.. 넉넉히 첫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

가는길에 김밥천국에 들러 4줄 사서 달리는 차안에서 두줄을 먹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낚시점에 손님좀 있냐며 전화를 했더니 글쎄...배두대가 거의 꽉 찼다고 하기에 하단이라고 하니 첫배 탈 수는 있겠다고 한다.

그때부터 마음이 바빠지고 거의 날다시피해서 낚시점에 도착하니 2시 30분..

부랴부랴 밑밥 준비하고 있는데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띄었다. 2년전 늦가을에 낚시 하다가 갯바위 청소를 너무 잘해서 조행기에 언급했다가 알게 되어 같이 출조도 한적 있는 "잠자리 날다" 님이 일행과 같이 도착해서 같이 서두르고 있었다.

겨우 올라탄 배에서 주의보 뒤 대물 기대는 누구나 같은 모양이라며 마주보며 웃었는데 아동섬을 돌아가니 .....

갯바위 군데군데 보름달빛에 날아다니던 반딧불이 내려 앉은 것 처럼 조그만 불빛들과 갯바위를 올라 탔다가 내려오는 너울의 포울의 하얀 포말이 우리를 맞이했다.

고기가 좀 나온다는 쓸만한 포인트는 아예 내릴 엄두도 못할 지경..

비어 있는 아동섬의 포인트에 단체 꾼들을 내려주고 등대를 돌아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였다.

특급 포인트는 고사하고 2급도 내릴 자리가 없었다. 남아 있는 꾼들의 마음이 바빠진다. 서치를 비추어 그럴사한 자리가 비어져 있으면 무조건 내린다.

역시나 사람좋은 잠자리 님은 욕심 부리지 않고 꾼들 다 내리고 난 남은 자리에 내린다.

드디어 혼자 남았다. 선장님에게 내가 즐겨 찾는 자리가 사람이 있을때 가는 후보자리에 내려 달라고 한다. 그곳은 수중여가 많이 박혀있어 선장들이 배대기를 꺼려하는 곳이다.

서치를 비추고 배가 진입을 시도하다가 너울이 세서 무리라고 배를 돌린다. 쩝..쩝.. 많이 아쉽지만 안전이 우선이니까..

선장님이 아쉬워 하는 모습을 보고 단골자리 같은 낚시점 손님 혼자니까 같이 하시죠 한다.

오늘 같은 이 너울 세고 조류 빠른 날은 저자리는 혼자해야지 둘이 하면 서로 불편하다고 사양했다.

오늘은 마음접고 적당한 곳에 내려 조금하다 가야겠다고 생각했더니 숭어도 잘잡히고 잡어도 잘올라오는 86번 포인트를 권한다.(감시 황칠때 마다 생계형 잡어조사라 잡어만 잡아도 좋다고 이야기 했더니...ㅎㅎ)

사람들 많이 모이는 곳은 싫다고 하니 요즘은 86번에 감시가 안나와 손님이 없다고 한다.

얼떨결에 내려보니 주위에 불빛하나 안보인다. 가을 감시철에는 내리고 싶어도 거의 못내리는 특급 포인터인데..

그래 오늘 잡어나 잡아 생선 좋아하는 아이들 구워줘야겠다. 근데 오늘 보름이라고 집에 오는 매제한테 낚시 간다고 큰소리는 쳐놨는데 망상어와 숭어로 회를 쳐줘???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떠오르며 배에서 내려 안전한 곳에 짐을 올리고 포인트를 둘러보니 낚시할 곳이 없다.

조금 튀어나온 곳에 나가서 해야 하는데 지금은 괜찮지만 물때를 감안하면 1시간 정도 지나면 물을 맞을 것 같다.그 옆의 돌뿌리들은 지금도 물이 튀어 오르고...

선장님에게 전화를 하니 큰선장배가 지금 나가니까 그배 타고 이동하라고 한다.

배가 올 때 까지 하얀 너울이 넘실 거리는 갯바위를 바라보면서 취미에 목숨거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잠시 후 도착한 배에 올라타보니 그사이 제법 많은 꾼들이 또 커다란 기대를 품고 들뜬 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금 나가봐야 좋은 자리 없는데.. ㅋㅋ

경험이 많은 큰선장님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까 내릴려던 자리를 이야기 하니 오늘 같은 조건에서는 경험이 없으면 힘들다며 능숙한 솜씨로 한번에 배를 붙여준다. 역시....

갯바위 도착 시간이 4시 10분 정도.. 잠안자고 달려온 아까운 새벽의 한시간이 너울의 포말에 휘감겨 날아가버렸다.

갯바위 제일 높은곳에 짐을 올려놓고 보니 조금 젖어 있는 것 같다. 평소 너울이 조금 있는 사리물때 라도 물이 넘은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안하다.

밑밥을 발밑에 열댓번 던져주고 뜰채를 조립하면서 올해는 4짜를 한마리 잡아올려줘 하고 부탁해본다.

2년전에 가덕에서 35에서 53으로 감시 기록이 갑자기 뻥튀기 되고 나서는 지금까지 좀 크다 싶어 재어 봐도 38을 넘기지 못한다.

나도 4짜 조사가 되고 싶은데.. 가덕에서 4짜는 내실력에 무리일까???

민장대3.5 대에 케미를 꼽고 발밑에 와 있을지도 모를 감시를 노려보지만 너울이 너무세서 채비가 안정적이못하고 입질 파악이 안된다. 아니 크릴이 그대로 올라온다.

돌무너진곳 앞에는 선상을 하려는지 낚싯배 몇척이 닻을 내린다고 시끄럽다.

수심을 조정해봐도 미끼가 살아있고 찌를 빼고 맥낚시를 해봐도 마찬가지다. 6시가 조금 안되어 릴대를 꺼내들었다.

1호대 2호 원줄, 2B 전자찌에 탐색형 수중찌, 1.5호 조금 싼 목줄에 바다상황 고려하여 B봉돌 3개 분납.

20미터쯤 전방 너울이 부숴지지 않고 잔잔해 보이는 곳으로 던졌다.

얼마 후 수면을 붉게 물들이며 들어간 찌에 반응하여 챔질해 보니 손바닥 보다 큰 망상어가 감시 흉내 내다가 달려온다.

두레박 꺼내어 고이 모셔둔다. 그뒤 청어, 망상어, 망상어.. 동이 틀때까지 심심치 않게 입질은 들어오는데 보고 싶은 감시는 어디로 갔는지..

7시경 일출이 시작되고 원줄도 잘 보이고 여건은 좋아졌는데 너울은 죽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보통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포인트에서 1미터쯤 낮은 곳에서 낚시를 하기도 했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높은곳에 자리 잡았지만 갯바위에 부딪쳐 튀어 오르는 양이 점점 많아진다. 만조까지 1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걱정된다.

지금 시간이 제일 낚시 잘될땐데 너울때문에 낚시에 집중이 잘 안된다.조금 낮은 곳에 둔 두레박을 올리고 낚시 가방도 지퍼를 꼭 잠그고 얼른 만조가 되기만 기다린다.

8시쯤 너울이 절정에 달해 퍽~ 부딪치는 파도에 바지가 장화 끝을 덮지 않은 한쪽 장화 안으로 물이 많이 들어가 버렸다.

채비를 감아 두고 신발을 벗어 양말 벗고 장화를 뒤집어 두고 맨발로 젖은 갯바위 위에 섰다.위험한 지경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은데 물벼락 몇번은 맞아야 될 것 같은 예감...

그 와중에 채비가 뒤로 넘어가 따개비가 물고 입을 닫아 버렸다. 짜증 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가지 가지 하네. ㅋㅋ

끊어 버릴 작정으로 세게 당기니 용케 빠져 나온다.

목줄을 점검해보니 아주 미세한 흠집이 생겨 있다.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과감하게 잘라내고 첨보다 더 길게 목줄을 달고 채비를 던진 후 정렬될 때 까지 아동섬쪽을 쳐다보니 어느새 배 한대가 멀지 않은 곳에서 선상을 하고 있다.

밀려오는 조류에 실린 찌가 10미터 전방쯤 왔을때 밑걸림을 막기위해 뒷줄을 잡아주니 찌가 살짝 잠겨 들어간다.입질일까 밑걸림일까?? 챔질!!

덜커덩,, 역시 밑걸림 인가보다! 어! 아니다. 대끝이 살아있다.수심 6미터쯤 되는 곳인데 쳐박기 시작한다. 그냥 대만 치켜들고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 야! 목줄 갈기 잘했네...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해지면서 내고기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후 감시의 저항이 약해진 것 같아 릴링을 하니 세번 정도 감았는데 또 다시 쳐박아 들어간다. 제법 힘을 쓰는데... 근데 큰일이다.. 저쪽은 여가 많은 곳이라 밑걸림만 생기면 칼로 잘린 듯 깨끗하게 목줄이 나가는 곳인데..

정신이 번뜩 들어 맞짱 뜨기로 하고 대를 끌어 당기기 시작했다. 버티던 녀석이 놀란듯 꽁지를 내리고 조금씩 끌려온다.

잠시 후 찌가 보이고 목줄이 드러나면서 찰랑 거리던 찌가 위로 쑥~ 올라가고 수면에 시커먼 고기의 형태가 나타난다.

고개를 돌려 손닿는 곳에 준비해 둔 뜰채를 들이대니 가쁜 숨을 몰아쉬던 감시가 순순히 뜰채로 들어간다.

올려보니 엄청나다. 최소한4짜는 넘을 것 같다. 아니 오짜도 될 것 같다.

일단 뜰채를 내려놓고 밑밥을 후하게 던져 넣은 후 뜰채속에 들어 있는 감시를 모델로 폰카를 눌러본다.생수병을 옆에두고 보니 엄청 큰 것 같다.

한쪽발은 맨발, 한쪽은 장화를 신은 채 살림망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내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우스울까..

만조시간 지나고 더이상 입질도 없고해서 동생네 집에 도착했는지 확인차 전화해서 횟감 잡았으니 먹을 준비해두라고 하고 선장님에게 11시 철수를 부탁했다.

고기를 밑밥통에 담는데 몸통이 접힌다.줄자를 대어보니 4짜 같기도 하고 5짜 같기도 하다. 낚시점에 도착해서 재어보니 4짜라는 사람도 있고 5짜라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는 4짜가 더 반갑다. 중간에 이가 빠진 것 같이 없던 4짜를 채워야 할 것 같아서..

늘처음처럼5

2010-03-01 22:26

맥도사님 축하드립니다.

전 언제쯤 님 같이 그런 큰 고기를 잡을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님의 기록 갱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 고기는 마음 비우고 있을때 찾아 오는것 같더군요. 님도 대물 하시길....	3/2 17:39

연산초보

2010-03-01 23:35

ㅊㅋㅊㅋ해요
돌무너진곳 가서 돌뽈라 만잡거 감시는구경도 못하거왔어요
ㅎㅎㅎㅎㅎ 다음에는5짜 하세여


맥도사	돌무너진곳 앞 여에 내리셨던 커플 같군요. 님은 여조사님한테 약한 6짜 하시길...	3/2 17:40

바다에누워

2010-03-02 15:08

축하합니다...부러습니다...이제는 6자로 틀을 맞춰 나가야겠네요...나는 언제쯤이나 기록을 바꿔보나.....


맥도사	고맙습니다. 가덕에서 갯바위 6짜 가능할까요? 저도 모두 얼떨결에 잡은 고기라서... 님도 조만간 대물 하시길 바랍니다.	3/2 17:42

정든유곽

2010-03-03 00:25

흥미진진하게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가 바다에 서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 나는 언제쯤 3짜를 잡아보나...ㅠㅠ
2짜를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 정든 유곽님도 가덕도 자주가시는 것 같은데.. 조만간 3짜 4짜 올라올겁니다. 고기는 노리면 잘 오지 않고 물고 싶어야 물어 주더군요.	3/3 09:41

마부장

2010-03-03 09:42

낚시도 잘 하시지만 글쓰시는 솜씨는 일류 작가 빰칠 정도네요. 축하합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 마부장님도 빨리 마이사로 진급하시고 대물 한수 하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3/3 21:34

동해바다

2010-03-03 18:35

정말 잘 읽었습니다.ㅎㅎㅎ
난 언제쯤 4짜 잡아볼려나 모르겠네요...
축하드립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제가 가진 어복 나누어 드릴테니 올해 꼭 4짜 하시기 바랍니다.	3/3 21:35

봉알이

2010-03-04 21:10

이글의 조회수로 보아.. 요번주는 가덕에 박터질거같네요~


맥도사	요즘 계속 기상 상황이 별로네요! 주말에 출조하는 재미로 사는 분들이 많을텐데...	3/5 09:05

위풍당당

2010-03-06 14:08

정말 이쁜 감시네요 .
손맛축하합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 이제 곧 영등철이 되면 님도 대물로 손맛 보시기 바랍니다.	3/8 20:56

story

2010-03-08 16:22

아깝다 ~ 5짜 !! ㅎㅎㅎ
조금만 컸으면 5짜 인디 ㅋㅋㅋㅋ


맥도사	고맙습니다. 저한테는 5짜 같이 반가운 4짜 라고나 할까요. 님도 대물 하시기 바랍니다.	3/8 20:58

감씨벵에

2010-03-09 01:16

와.. 저런걸 한번 잡아봐야 되는데 ㅋㅋ 축하 합니다~


맥도사	고맙습니다. 올해는 5짜로 잡으실겁니다.	3/10 21:02

피셔맨

2010-03-14 07:17

축하드립니다.
낚시가본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기억은 가믈하지만 다음은
5짜에 도전하세여 ^^:


맥도사	고맙습니다.	3/18 19:58

오사년백사띠

2010-03-18 15:21

축하드립니다..글은 너무길어서대충읽었네요..죄송하구요..암튼 축하드려요..쫌만 컷음 5짠데...ㅎㅎㅎ


맥도사	잡았을땐 5짜 같았는데... 운반 도중에 쫄아서 줄었나 보네요. 고맙습니다.	3/18 20:00

가난한조사 2010-04-20 23:17	저런건 5짜라고 봐야죠 ㅎㅎㅎ 손만 쥑이셧겟네요....ㅎ 축하드립니다... 난언제쯤 5짜 손맛을 볼려나;;ㅠ

김해감쉬이 2010-04-29 22:59	와 부럽네요 ㅋㅋㅋ 짜릿하셧겟습니다..............

파라솔 2012-02-28 02:24	난 언제 잡아보나 ㅋㅋ 감생이 영 감이 안 생겨~